▲ 인터넷 사기를 하던 친구를 무자비한 방법으로 폭행한 10대 학생들이 7일 청주 상당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덕희 기자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10대 청소년들이 감금은 보통이고 고문까지 서슴지 않는 잔인함을 보였다.

7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10대 4명이 저지른 범죄는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방법들이 동원됐다.

심모(16) 군 등 10대 4명과 심 군의 누나(21·여) 등 10대 일행이 A(18) 군을 만나게 된 것은 지난달 30일 경. 10대 일행과 평소 알고 지내던 B(17·여) 양과 애인사이였던 A 군은 B 양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청주로 내려왔다.

그 자리엔 10대 일행이 있었다.

또래인 이들은 어느덧 친해지기 시작했고 10대 일행은 A 군에게 솔깃한 제안을 해왔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매 할 것처럼 속이고 돈을 송금받는 인터넷 사기를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의였다.

귀가 솔깃했던 A 군은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고 “사기를 치려면 통장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본인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본격적인 사기를 시작했다.

수입은 짭짤했다. 수 십만 원의 돈이 A 군의 통장으로 입금됐다. 이들은 이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

하지만 무엇인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A 군은 10대 일행에게 “이제 그만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고 인터넷 사기에 대한 경찰 신고가 두려웠던 10대 일행은 A 군에게 본격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를 가하기 시작했다.

얼굴 등 온몸을 때린 것도 모자라 입을 벌리게 한 뒤 담뱃재를 털었고 일회용 라이터를 이용해 다리털을 지졌다.

스프레이에 불을 붙여 머리를 태우는가 하면 심 군의 누나 앞에서 옷을 벗게 해 수치심을 준 뒤 파리끈끈이를 이용해 몸에 털을 뽑기도 했다.

폭행과 가혹행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옷이 벗겨진 A 군을 돌아가며 무자비하게 폭행했고 벽걸이 시계를 이용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A 군은 그렇게 16시간 동안 감금된 채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고 5일 늦은 저녁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심 군 등 10대 일행은 경찰조사에서 “A 군을 집으로 돌아가게 두면 인터넷 사기를 경찰에 신고할까봐 그랬다”고 진술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7일 이들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에 가담했던 심 군의 누나를 공동감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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