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호 태풍 ‘곤파스’의 강한 바람으로 사과나무가 쓰러지고 과실이 낙과되는 등 과수농가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4일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예산군 신안면 용궁리 샛별농원의 과수농가에서 낙과를 줍고 나무를 세우는 등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예산=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추석을 앞두고 출하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대전·충남지역 과수 농가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현재 배·사과 등을 재배하는 지역 과수농가들은 이상기후와 태풍피해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이상저온현상으로 인한 냉해를 시작으로, 향나무로부터 발병하는 적성병에 시달린 데 이어 이달 초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태풍 ‘곤파스’의 위력 앞에 낙과피해까지 당해 큰 타격을 입었다.

△냉해와 적성병 피해로 생산량 감소=올 봄 유난히 길고 추웠던 꽃샘추위로 인해 과수농가 및 시설재배 농가들은 이미 생산량 저하를 우려했다. 화접이 이뤄지는 4월 중순, 추위로 인해 배꽃이 얼며 제대로 화접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본보 4월 20일자 4면, 4월 30일자 2면>여기에 올해에도 어김없이 적성병 피해가 잇따랐다.

적성병은 향나무에서 월동한 병원균이 이듬해 4~5월 경 바람 등에 의해 이동, 배, 사과, 담배 등의 열매나 가지에 붉은 별 모양의 얼룩점이 생기는 병해다. 적성병 증세가 악화될 경우 일찍 낙엽이 져 배, 사과 등 과수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과수농가들은 “올 봄 냉해와 적성병으로만 생산량의 30%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태풍 ‘곤파스’이어 ‘말로’까지, 낙과피해=설상가상으로 지난 1~2일 한반도를 강타한 제7호 태풍 ‘곤파스’도 지역 과수농가들에 낙과 등 큰 피해를 안겼다. 대전을 비롯한 천안, 예산 등 배·사과 농가들의 낙과율이 20~30%에 달하며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또 최근 북상중인 제9호 태풍 ‘말로’의 예상경로가 ‘곤파스’와 유사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과수농가들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과수농가, 출하가격에 전전긍긍=이같은 상황으로 추석 준비를 해야하는 소비자들 뿐 아니라 출하에 신경써야 하는 농민들도 비상이 걸렸다.

과수농가들은 올 과수의 경우 냉해, 적성병, 긴 장마 등으로 과실의 당도, 크기 등 상품성이 예년만 못해 시장에 내놔도 제값을 받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져있다.

게다가 농민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와 농협 등 출하 관련 기관들이 집계한 피해 규모의 차가 커 과수 농가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대전의 한 배 농가는 “아직 과일 가격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피해가 발생할 경우 농민들에게는 큰 타격이다”라며 “올해처럼 하늘까지 도와주지 않을 때는 과수원을 다 밀어버리고 재배작물을 변환하고 싶은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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