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주택분양시장 결산

올해 충청권 주택분양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겠다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를 내놓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강타하고 대출금리마저 치솟아 시장은 되레 움츠러들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청약률 제로 아파트 속출

투자·거래심리가 얼어붙어 3순위까지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마저 벌어졌다.

실제 올해 초 대전, 충남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아파트 단지는 모두 5곳 1608가구로 조사됐다.

이어 지난 4월 청약접수에 나선 대전시 중구 선화동 대주 피오레 아파트도 청약률 '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아 공사를 중단하는 현장도 있었다.

△미분양 주택 최고치

이처럼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충청권 미분양 주택은 여는 해와 달리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대전의 미분양 주택은 2619가구, 충남은 1만 6186가구, 충북 5732가구로 집계됐다.

대전지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881가구였으나 올 들어 2000가구를 훌쩍 넘어 꾸준히 2000가구 후반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6월엔 3000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전체 미분양 물량 중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상당수에 달해 주택경기 침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바겐세일 아파트 등장

지역에서도 외환위기 직후의 상황과 흡사한 ‘분양가 바겐세일’이 등장했다.

풍림산업은 지난 10월 29~31일 1~3순위 청약을 받은 금강엑슬루타워에 단 3명만 신청해 사실상 청약률 '0'를 기록하자 11월 6일부터 8일까지 분양가를 25% 인하해 전체가구 수 중 절반에 대해 특별분양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소형평형의 경우 3.3㎡당 평균 790만 원대에서 590만 원대로, 중대형 평형은 평균 960만~980만 원대에서 720만~730만 원대로 각각 인하됐다.

△분양가 평균 3.3㎡당 대전 800만 원대, 충남 730만 원대

해마다 수직상승해 온 아파트 분양가는 올해도 꺾일 줄 모르고 상승세를 지속했다.

올해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돼 분양가를 끌어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건축자재값 상승이 건축비에 고스란히 반영돼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대전지역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805만 원으로 5년 전인 2003년 521만 원에 비해 284만 원 뛴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도 2007년 평균분양가가 708만 원이었으나 현재는 716만 원으로 전년대비 1.2% 올랐다.

충남은 2003년 3.3㎡당 평균분양가가 455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735만 원으로 뛰었다.

△공공분양 좋은 입지 바탕 쾌조 분양성적 이례적

그동안 선호도가 낮던 국민임대·공공분양 아파트들은 좋은 입지여건을 바탕으로 쾌조의 분양성적을 거둬 주목을 끌었다.

대한주택공사가 충남 아산 배방지구 11블록에서 분양한 휴먼시아 아파트(98~111㎡형 총 824가구)는 지난달 7일 3순위까지 청약을 받은 결과, 전체의 72%가 마감됐다.

◆새해 주(住)테크 전략

부동산 한파 속에 올해 예정이던 분양 물량이 내년으로 속속 미뤄졌다.

이월된 분양물량은 △낭월동 e-편한세상 713가구 △ 관저4지구 3개 블록 2052가구 △평촌동 덕암주공재건축 325가구 △서남부 8블록 540가구 △서남부 13블록 694가구 △서남부 14블록 896가구 △서남부 15블록 1057가구 △서남부 17블록 1653가구 △학하지구 5개 블록 3196가구 등 이다.

2009년 분양시장도 대체로 흐릴 것으로 전망돼 주(住)테크 전략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하다.

우선 단기 환금성과 프리미엄 형성이 사실상 불가능해 새 아파트만을 살 필요는 없다.

중개업소를 둘러보면 급매물보다 싸게 나온 급급매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매수를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1순위는 입지다.

교육, 교통, 주위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실수요자라면 규제 완화, 세금 감면, 시세 하락 등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집을 사는 것이 좋다.

단기 투자라면 입주 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성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

분양권 매물 가운데 웃돈을 형성할 수 있는 곳, 저가로 나온 급매물 위주로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입지가 양호하고 입주 시점에는 재평가를 받을 만한 아파트를 선택해야 한다.

박길수·황의장 기자 blu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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