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시절 나는 반항아였습니다. 반항아 기질과 조직에 대한 무지가 합쳐져 상사가 하는 일들은 모두 부정적으로 보였습니다.

게다가 주위에 있는 선배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거나 저보다 더 반항아 기질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 시절에는 늘 불만스러운 채로 회사에 출근 했고, 그러다보니 회사 생활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결국 빨리 회사를 그만두는 계기가 됐습니다.

회사에 들어갔을 때 가장 눈에 거슬렸던 것은 회장 방문 같은 의전이었습니다. 회장이 방문한다는 전갈이 오면 부장급 정도의 간부들은 모두 현관에 나가서 대기했습니다.

이런 광경을 신입사원인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회장이 온다 해도 일을 해야 할 시간에 한 시간씩 낭비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니 안나갈 수 없어 나가게 되는 것이고, 시간 낭비고 뭐고 따질 겨를도 없습니다. 기다리다 보면 회장이 오고, 그러면 회장님은 흡족한 표정으로 악수를 청합니다. 회장은 제가 생각했던 시간 낭비 보다는 직원들을 만난다는 반가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동일한 일을 가지고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새로운 아이디어 제출해라’, ‘지각하지 말아라’, ‘전기 아껴라’, ‘실적을 내야 한다’ 등등 잔소리를 달고 삽니다. 잔소리 하는 상사가 그토록 싫었는데, 그 상사들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아마도 직원들은 제가 미울 것입니다.

직장의 상사는 어려운 자리입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힘든 것도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 때문에 울고 웃는 것이 상사입니다.

오늘 아침 문득 제 모습을 보고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지금 후배들도 제가 신입사원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저를 바라볼 것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변명 따위는 하고 싶지 않고, 합리화 시킬 마음도 없지만, 단지 예전의 그 상사들 보다는 좀더 후배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픈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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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