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MBC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방송됐습니다. 이 방송을 보고 나서 시청자 중에는 ‘놀라웠다’ ‘충격적’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굉장히 따분하고 지루했습니다.

이미 자체 심의(?)를 거쳐 그런 것인지 표현이나 어조가 논문을 발표하는 것 같았고, 내용에 있어서도 전부터 계속해서 의문시되었던 문제였습니다. 이를 PD수첩이 사실상 재차 확인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정부의 계속되는 거짓말에도 화 낼만 하지만, 우리가 더 분노해야 할 것은 방송내용이 아니라 PD 수첩을 압박하는 정부의 모습입니다.

이번 방송은 언론에서 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의문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여기에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행태는 언론의 건전한 비판마저 막겠다는 말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서는 완벽한 공정성과 명확성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거짓되고 편파적인 말을 아무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까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유포죄에서 ‘사실’을 판단할 때는 전체적인 맥락과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일부 부정확하거나 과장표현이 있어도 적시된 사실의 중요부분이 진실과 합치되면 충분한 것입니다.

미네르바의 무죄 판결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지난 23일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FTA 관련해 더 많은 양보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요미우리의 독도 발언이 거짓이라는 했던 것처럼, 워싱턴 포스트도 기자의 주관적 해석물이라 하고 있습니다.

고상한 표현을 썼지만 워싱턴 포스트 기사는 완전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엄청난 영향력과 후폭풍이 있는 이런 기사에는 자국 언론이나 국민에게 해왔던 것처럼 하지를 못하네요.

언제까지 정부의 언론 통제와 억압이 계속될지 모르겠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눠한왕궤 http://lawcomp.tistory.com/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