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업단지의 고질적 문제인 악취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문 심야 시간이나 새벽 시간대에는 원인모를 역겨운 악취가 인근 주택가에 스며들면서 여름철 창문을 열어 놓은 주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26일 오후 2시 보슬비가 내리는 청주산단 1, 2공단에 들어서자 낡은 공장 굴뚝에서는 각종 연기가 흩날리고 있고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이상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현재 268개 입주업체가 가동 중인 청주산단에는 대기업들이 입주한 3, 4공단에 비해 비교적 시설이 낙후된 1, 2공단 입주업체들에 악취민원이 몰리고 있다.

이곳 인근에는 대규모 소각장이 있는 데다 피혁회사와 식·음료 공장 등이 몰려있어 산업폐기물 소각과 원자재 처리과정 등에서 무색의 연기와 냄새가 발생한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청주산단 악취는 수십 년째 제기돼 왔지만 최근 인근지역이 개발되면서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자 고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폭염에다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면서 청주시와 청주산단관리공단, 입주업체 등에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악취에 대한 이렇다 할 정확한 원인 규명이나 해결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주민 최 모(45) 씨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거의 날마다 청주산단에서 넘어오는 악취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청주산단이 환경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까지 이런 악취를 방출하는 업체들이 있어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입주업체는 잇따른 악취민원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매연이 아닌 생산라인에서 사용하고 남은 보일러 수증기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산업폐기물을 소각하면서 땅으로 꺼지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청주산단의 근본적인 악취원인은 모든 공장에서 일제히 뿜어 나오는 매연과 소량의 악취들이 모아져 발생되는 것으로 특정업체의 문제만은 아니라"라고 말했다.

이처럼 악취문제에 대한 불씨가 꺼지지 않자 청주산단관리공단과 입주업체들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심총수 청주산단환경발전협의회장은 "청주산단 내 환경발전협의회를 구성해서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오는 31일 청주산단관리공단에서 관계자들이 모여 문제의 현황과 대책 등을 위한 토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청주산단 악취 문제가 발생하면 수시로 시료채취를 통해 악취배출 검사를 하고 있지만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예년에는 기준을 초과하는 업체가 많았지만 지금은 기준치 초과 업체가 없어서 시 입장에서도 별다른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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