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장애인체육대회 역도경기에 출전한 최진묵(왼쪽)·경묵 형제. 이호창 기자  
 
“9월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26일부터 27일까지 충남 청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16회 충남도장애인체전’에 출전한 ‘형제역사’ 최진묵(43·지체장애 4급)·경묵(40·지적장애 1급)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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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홍성군 대표로 이번 도장애인체전에 출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들 형제는 지난 수년간 각종 전국단위 장애인체육대회에서 메달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운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동급 최강역사’로도 유명하다.

형 진묵 씨는 지난 2007년 역도의 매력에 빠져 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3년여 만에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장애인 체육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또 동생 경묵 씨는 10여 년간 장애인선수로 활약하며 전국장애인체전과 충남도장애인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금메달을 따내고 있다.

진묵 씨와 경묵 씨는 ‘올빼미’ 역도선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어려운 형편에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오후 6시까지 생업에 종사하고 해가진 뒤 7시가 넘어서야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은 이들은 모자란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거의 매일같이 밤 12시 가까이 역기와 씨름을 한다.

운동장소도 전문체육관이 아닌 홍성종합사회복지관 한켠에 마련된 임시 훈련장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열정만은 올림픽 대표선수 못지않다.

진묵 씨 형제는 “오후까지 일을 하고 저녁에 운동을 하려면 많이 힘들지만 운동이 너무 좋아 매일 매일 거르지 않고 있다”며 역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이들 두 형제의 지도를 맡고 있는 고인규 코치는 “진묵이와 경묵이네 가정은 부모 모두 지적장애를 갖고 있고 안타깝게도 5형제 중 4명이 지적장애를 물려받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운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려는 두 형제의 의지를 볼 때마다 내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두 형제를 치켜세웠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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