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3세인 김모 씨는 3년 전 갑작스런 상복부 통증으로 근처 병원에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았으며, 그 결과 담낭(쓸개)에 담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술을 권유받았다. 약을 먹고 통증이 가라앉기는 하였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통증이 있을 때마다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보다는 약을 먹으면서 최근까지 견뎌냈다.

다행히 약을 먹으면 통증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고 누그러졌으나 최근에는 통증의 회수와 강도가 심해지더니 급기야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는 심한 복통이 발생하여 응급실에 내원하였으며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결과 담석으로 인한 급성 담낭염이라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김 씨는 입원 후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았고 수술 바로 다음날 식사를 하였으며 특별한 문제없이 수술 후 3일째 퇴원하였다. 병원을 나서던 김씨는 수술이 이렇게 간단하고 회복도 쉬운 줄 알았으면 진작 수술을 받았을 것이라며, 고통스러웠던 지난 기억들을 잊기로 했다.

위에서 말한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최소침습수술의 가장 흔한 예이다. 최소침습수술(MIS, minimally invasive surgery)이란 말 그대로 기존에 시행되던 큰 수술창상의 수술과 비교하여 조직의 손상이 적은 최소한의 침습적인 수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술은 특수하게 개발된 작은 카메라를 통해 수술 부위를 확대된 화면으로 보면서 몸 안으로 수술 기구를 넣은 후 몸 밖에서 조작하여 이루어지는데, 보통 피부나 신체의 강(腔 cavity) 혹은 자연 개구를 통하여 수술 부위에 접근한다.

통상적인 복강경 수술은 복부의 피부에 작은 구멍(2~12mm)을 여러 개 만든 후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이용하여 복강 내의 장기를 수술하는 것이다. 가느다란 로봇 팔에 수술 기구를 장착한 다음 원격으로 로봇을 조정하여 수술을 하면 복강경 로봇수술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배꼽에 단 하나의 구멍만 만들고 여기에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함께 넣어 수술을 함으로써 수술창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게 신체의 강이나 자연 개구를 통한 복강경 수술이 태동하였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나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데, 겉으로 보이는 수술창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나 외과의사 모두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여자의 자궁이나 입과 위를 통해 복강에 도달하여 충수절제술을 성공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조성호 단국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최소침습수술은 개복수술과 비교하여 더 많은 장비와 기구가 필요하므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으나 수술창상이 작아지는 미용적인 장점 뿐 아니라 수술 후 통증의 적으며 면역기능의 손실이 덜하고, 조기에 식사가 가능하여 회복이 빠르며 재원기간이 단축되는 등의 장점도 두드러져 궁극적으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소침습수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수술의 한 분야이기도 하다.

최소침습수술의 시작은 대략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외과의사들은 최소침습수술 기법으로 방광경을 이용하여 복강을 검사하였다. 처음에는 복강 내 결핵이나 암이 전이된 것을 진단하는 것에 한정되었으나 점차 조직검사를 하거나 단순한 수술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 손으로 복강경을 잡아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어 복잡한 수술은 기대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복강경과 소형 비디오카메라가 결합되면서 최소침습수술은 획기적인 진화를 예고하기에 이르렀는데, 1983년 Semm 등에 의해 최초의 충수절제술(맹장수술)이 성공하였고 1985년에는 Muhe 등에 의해 최초의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이루어졌다. 그 이후로 최소침습수술은 여러 장기의 수술로 급속하게 확대되었다. 최근에 사업성이 더해지면서 한 단계 더 진보하게 된 최소침습수술은 이제 모든 외과의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술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최소침습수술을 요구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 외과 영역에서 최소침습수술은 조직검사나 암의 병기 결정을 위한 진단적 복강경술, 담낭절제술, 담관결석 제거술, 간절제술, 췌장절제술, 비장절제술, 부신절제술, 위저부성형술, 위절제술, 위소장문합술, 대장 및 직장절제술, 충수절제술, 비만수술, 탈장교정술, 장유착박리술, 갑상선절제술 등 거의 전 영역의 수술에 응용되고 있다. 질환별 응용면에서도 초기에 주로 양성질환에서 시행되던 최소침습수술은 점차 그 적응증을 확대하여 조기암 환자 뿐 아니라 나아가 진행성암 환자에서도 선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최소침습수술의 발전에 발맞추어 단국대병원에서는 최소침습수술센터를 특화하여 환자의 편의와 진료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신의 최소침습수술(복강경, 골반경, 흉강경 수술) 장비와 기구를 완비하고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의료진들이 다양한 종류의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