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며 출범한 민선5기 한범덕 청주시장의 관행깨기 행보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바라보는 청내 공무원들의 반응은 변화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행정추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한 시장의 행보가 오히려 시민과의 소통부재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민선4기 남상우 전 시장은 밀어붙이기식 '독선행정'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달리 한범덕 현 시장은 취임 전부터 대화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시정추진을 강조해왔다.

그 예로 최근 시는 시민 참여형 시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각종 현안사업에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나친 시민사회단체의 참여와 의견수렴 과정이 오히려 원만한 시정추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정도를 넘어 사업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는 경우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것.익명을 요구한 한 시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와 협의를 거쳤는가 거치지 않았는가가 결재 여부 결정의 핵심사항이 될 정도"라며 "심지어 시민단체의 요구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면 시장에게 이를 그대로 전달해 입장이 난처해지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시정 추진에 있어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기본적인 잣대 없이 의견수렴 과정에서 갈팡질팡 하다보니 실무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에게 얼굴 알리기에 적극적인 타 단체장들과 달리 주말 공식일정을 일체 소화하지 않고 있는 한 시장의 행보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선출직 공무원도 근로자이다 보니 주말 일정이 강제성을 띠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의 대표로서 지역민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현저히 줄게 됐다는 우려에서다.

평일·휴일 관계없이 동 단위 행사까지 일일이 참여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켰던 남상우 전 시장과는 정반대의 경우다.

한 지역인사는 "시 주최 일정 규모 이상의 행사에는 시장이 직접 참여해 행사의 격을 높여주고 시민들에게 시정의 큰 결정을 전달하는 창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소극적 대외활동은 자칫 시민과의 소통단절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시장의 측근은 "최근 받은 목 수술로 연설 또는 공식일정 소화에 다소 불편이 따르는 것"이라며 "완전히 회복되는 오는 10월 경 부터는 다양한 공식일정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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