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사요원 A씨는 통계조사를 위해 각 가정을 방문하지만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다. 초인종을 누른 뒤 조사요원 신분증을 제시하고, 통계청장 명의의 협조공문도 내보이지만 막상 조사에 참여하는 주민이 예상외로 적기 때문이다.

조사요원 A씨는 “간곡히 요청해도 사양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조사요원에게 욕설까지 하는 주민도 있다”면서 “막상 설득에 성공한다해도 조사시간이 조금만 길어지면 짜증을 내는 등 조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2=조사요원 B씨는 더욱 황당한 일을 겪었다. 통계조사 차 한 가구를 방문해 해당가구에 조사참여를 요청했는데, 가구주가 조사요원 B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조사요원 B씨는 “시끄럽게 하지도 않았고 단지 해당가구에 조사참여를 재차 부탁드린 것 뿐인데 갑자기 경찰관이 다가와 황당했다”며 “사정을 얘기하고 풀려났지만 그 때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각종 국가 통계가 사회 전반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통계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참여는 저조해 통계당국이 통계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독가구의 증가로 빈집이 많은데다, 방문사기 등이 극성을 부리면서 조사요원을 외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또 각종 여론조사가 난립하면서 통계조사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국가 통계조사를 회피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통계조사에 협조하는 경우에도 조사시간이 조금만 길어지거나 항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짜증을 내고 불성실하게 답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 등 통계의 신뢰성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처럼 통계조사가 쉽지 않자 조사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방법도 동원된다조사대상이 거주하는 지역에 통계조사 실시를 알리는 현수막을 미리 게첨하는 것은 기본이고, 치약, 고무장갑 등 답례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조사불응가구는 점점 늘고 있다는 게 통계청 안팎의 얘기.

충청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사회가 요구하는 통계는 점점 늘고 있는 반면 조사여건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면서 “농촌보다는 도시가 불응율이 더욱 높다. 각종 국가통계가 사회각분야 유용하게 쓰이는 만큼 일반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에게 통계조사의 중요성을 어필할 수 있는 홍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충청지방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동향, 광업제조업동향 조사 등 경상통계 외에도 오는 10월 지역별고용조사, 11월 인구주택총조사, 12월 농림어업총조사 등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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