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충북 청원군 문의면 문의문화재단지 내 토산품전시판매장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이 판매장은 충분한 사업성 검토없이 자치단체장이 표를 의식해 군민의 혈세를 투입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청원군은 지난 2008년 4월 국비 2억 5000만 원, 도비 7500만 원, 군비 1억 7500만 원 등 모두 5억 원을 투입해 문의 문화재단지 주차장 부지 내에 건축면적 115.2㎡ 규모로 목조팔작지붕 형태의 토산품 전시·판매장을 개장했다.

이 전시장은 당초 문의면 장애인협회, 문의면 농어민단체협의회, 문의면이장단협의회, 문의면 새마을남녀협의회, 문의면번영회, 문의면 농업경영인남녀협의회 등 6개 단체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산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개장 직후부터 손님이 없어 주중에는 휴업하고 주말에도 일부만 문을 여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2년여가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연간 80~100만 원의 임대료를 내고 운영하던 단체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아 농어민단체협의회와 이장단협의회, 새마을남녀협의회는 일찌감치 운영을 포기했고 남아있는 단체들도 이달말까지만 운영할 계획이다.

이 판매장이 이같이 혈세만 낭비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사업 타당성에 대한 검토 없이 김재욱 전 군수 재임당시 지역표심을 의식해 예산투입을 결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에는 상수원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와 무허가 음식점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당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지적이 잇따랐지만 청원군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다 언론의 보도 이후 마지못해 단속에 나서곤 했다.

청원군이 소극적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소위 ‘말 발 센’ 일부 주민들이 장기간에 걸쳐 포장마차와 무허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06년에는 불법포장마차를 운영해 온 업주들을 청원군 공무원들이 단속하고도 고발조치 하지 않자 청원군이 감사를 벌여 무더기 징계조치를 취한 바 있다.

청원군은 전시판매장의 건립 이유를 인근 청남대와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김재욱 전 군수가 불법포장마차 단속에 따른 주민반발을 무마하고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차원에서 건립을 결정한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군은 이 판매장의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자 임대 계약이 끝나는 이달말 이후 새로운 임대사업자를 찾아 활성화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군관계자는 “대표적인 청원군의 관광지인만큼 관광안내 부스를 설치하고 새로운 임대사업자를 찾아 지역내 특산물들을 판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각종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원=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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