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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억 원의 혈세를 들여놓고도 이용실적이 저조해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받고 있는 제천수상아트홀. 제천시 제공 |
시는 개장 때만해도 이 아트홀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개장 5년이 흐른 현재 수상아트홀은 ‘혈세만 낭비한 애물단지’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그 동안의 이용 실적을 따져보면 왜 ‘애물단지’라는 게 명확해진다. 시가 밝힌 개장 첫 해 아트홀에서 열린 공연 횟수는 불과 3차례.
여론의 질타를 받자 시는 2007년 시설을 민간 위탁하는 등 활성화에 나섰지만 공연 횟수는 오히려 더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십 억 원을 들인 공공시설이 카페를 차려놓고 공연을 유치하겠다고 한 수탁자의 개인 사업장으로 3년 간 사용됐던 셈이다. 수상아트홀의 현주소다.
임대 수입을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시가 현재 수탁자에게 받는 임대료는 연간 750만 원. 월로 따지면 고작 62만 원에 불과하다. 무려 43억 원을 들여 지은 시설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 치고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액수다. 통상 시설 투자비의 5%(약 2억5000만 원)를 임대료로 받을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수탁자가 수익을 내기 힘들어 편의를 봐 줬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임대를 준 만큼, 최소 수익은 내야하는 게 경제 논리다.
그런 면에서 수상아트홀의 수익 구조는 현실적으로 ‘만성 적자’일 수밖에 없다.
단순 계산법으로도 투자비 43억 원을 임대료로 회수하려면 무려 600년이나 걸린다. 현실적으로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보수에 드는 비용은 갈수록 늘 수 밖에 없다. 예산만 낭비한 애물단지라는 지적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는 전국 최초의 시설로 알려진 점 등 무형의 가치로 봤을 때, ‘예산낭비’ 사례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제 효과 미미 등의 이유로 존폐 기로에 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비교하면 시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음악영화제를 5회 동안 열면서 쓴 시 예산은 30억 원에 불과하다. 제천을 전국에 알리고 경제 등 유·무형의 파급 효과를 내는 영화제가 ‘돈 먹는 하마’인지, 수십 억 원을 들여놓고도 활성화 방안을 찾느라 헤매는 수상아트홀이 ‘애물단지’인지는 시민들이 판단할 몫이다.
이 같은 수상아트홀의 부진은 여러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공연 기획력과 운영 능력을 검증하지도 않고 민간에게 시설을 맡긴 점, 도심과 멀어 불편한 접근성, 지역 인구와 관광객 등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애초 짓지 말았어야 할 시설”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미 지은 시설을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시가 적극 나서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탁을 준 민간에만 떠 넘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수탁자에게 묵인해줬던 시설 내에서의 음식물 조리·판매 허용 논란, 재 임대를 놓고 이 수탁자와 벌인 법적 다툼으로 생긴 감정 대립, 이로 인한 행정 신뢰도 및 지역 이미지 추락 등의 후유증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시 관계자는 “수탁자 선정 등 그 동안의 시행착오로 활성화가 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전문 공연기획사에 운영을 맡긴 만큼, 예전보다는 분명히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