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충북 시각장애인과 봉사단체 회원 등 40여명이 탄 관광버스가 전복돼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소식에 지역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앞 못보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백두산 탐방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백두산 풍광과 유적지를 탐방하는 일정을 감안할 때 시각 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연수 프로그램의 제고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버스전복, 5명 사상
사고가 난 시각은 지난 22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경이다.
중국 지린성 쑹장허(松江河) 지역의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리던 관광버스가 뒤집히면서 고모(57) 씨가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숨진 고 씨는 모 건설사 대표이고, 부상자들도 시설 관계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관광객들은 사회복지시설 '광화원' 산하 소속 시각장애인 10여명과 봉사단체 회원 20여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 오는 날씨 속에 백두산 관광을 마치고 퉁화(通化)시로 돌아오던 관광버스는 왕복 2차선의 좁은 국도를 달리던 중 반대편 차선에서 급히 끼어드는 승용차를 피하려다 길 옆 전봇대를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 청주를 출발해 인천항에서 배를 탄 뒤 중국으로 떠났으며, 지린성 일대 고구려 유적지를 둘러보고 백두산을 탐사한 뒤 25일 오후 청주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적절성 논란
이번 백두산 탐방을 놓고 지역 사회복지계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생활시설 광화원은 지난 3월 시각장애인들의 우리역사에 대한 재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1회 시각장애인 넓은 세상보기'행사를 개최하기로 하고 신청자를 모집, 지난 20일 중국으로 떠났다. 행사 참가자들은 단둥과 환인, 송강하, 백두산, 북파, 퉁화 집안 등을 돌며 고구려 오녀산성, 백두산은 물론 광개토왕릉, 장군총, 국내성터 등 고구려 유적을 답사하는 5박6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22일 백두산 천지와 장백폭포를 둘러본 뒤, 백두산 주변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하산했으며 오후 4시30분(현지 시간) 경 송강하를 거쳐 퉁화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광화원 측이 여행자 전원을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사망자에게는 1억 원, 부상자에게는 각 800만 원의 사망 또는 상해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탐방에 대해 시민들은 물론 사회복지 전문가들도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탐방에 나선 13명의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앞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는 상태임에도 백두산 탐방에 나선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사추진이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탐방에 나선 시각장애인 13명 중 1급 시각장애인은 8명, 2급 시각장애인은 2명 등 10명이 1~2급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탐방에 나선 시각장애인은 13명인데 반해 이들과 동행한 시각장애인생활시설 광화원 관계자 12명, 같은 재단인 소망원 관계자 2명, 후원자 10명 등 26명이나 동행한 것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문제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시민들은 "차라리 소문난 음식을 맛보게 하거나 유명한 심포니의 콘서트를 듣게 하는 것이 낫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을 보이는가하면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인력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장애인들의 부모들을 동참시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한 현도사회복지대 교수는 "시각장애인들이라도 백두산 탐방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해줄 수는 있겠지만 후원자들이나 전직 시설직원까지 참여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규철·하성진 기자
qc2580@cctoday.co.kr
seongjin98@cctoday.co.kr
사고소식에 지역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앞 못보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백두산 탐방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백두산 풍광과 유적지를 탐방하는 일정을 감안할 때 시각 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연수 프로그램의 제고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버스전복, 5명 사상
사고가 난 시각은 지난 22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경이다.
중국 지린성 쑹장허(松江河) 지역의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리던 관광버스가 뒤집히면서 고모(57) 씨가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숨진 고 씨는 모 건설사 대표이고, 부상자들도 시설 관계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관광객들은 사회복지시설 '광화원' 산하 소속 시각장애인 10여명과 봉사단체 회원 20여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 오는 날씨 속에 백두산 관광을 마치고 퉁화(通化)시로 돌아오던 관광버스는 왕복 2차선의 좁은 국도를 달리던 중 반대편 차선에서 급히 끼어드는 승용차를 피하려다 길 옆 전봇대를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 청주를 출발해 인천항에서 배를 탄 뒤 중국으로 떠났으며, 지린성 일대 고구려 유적지를 둘러보고 백두산을 탐사한 뒤 25일 오후 청주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적절성 논란
이번 백두산 탐방을 놓고 지역 사회복지계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생활시설 광화원은 지난 3월 시각장애인들의 우리역사에 대한 재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1회 시각장애인 넓은 세상보기'행사를 개최하기로 하고 신청자를 모집, 지난 20일 중국으로 떠났다. 행사 참가자들은 단둥과 환인, 송강하, 백두산, 북파, 퉁화 집안 등을 돌며 고구려 오녀산성, 백두산은 물론 광개토왕릉, 장군총, 국내성터 등 고구려 유적을 답사하는 5박6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22일 백두산 천지와 장백폭포를 둘러본 뒤, 백두산 주변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하산했으며 오후 4시30분(현지 시간) 경 송강하를 거쳐 퉁화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광화원 측이 여행자 전원을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사망자에게는 1억 원, 부상자에게는 각 800만 원의 사망 또는 상해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탐방에 대해 시민들은 물론 사회복지 전문가들도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탐방에 나선 13명의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앞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는 상태임에도 백두산 탐방에 나선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사추진이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탐방에 나선 시각장애인 13명 중 1급 시각장애인은 8명, 2급 시각장애인은 2명 등 10명이 1~2급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탐방에 나선 시각장애인은 13명인데 반해 이들과 동행한 시각장애인생활시설 광화원 관계자 12명, 같은 재단인 소망원 관계자 2명, 후원자 10명 등 26명이나 동행한 것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문제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시민들은 "차라리 소문난 음식을 맛보게 하거나 유명한 심포니의 콘서트를 듣게 하는 것이 낫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을 보이는가하면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인력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장애인들의 부모들을 동참시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한 현도사회복지대 교수는 "시각장애인들이라도 백두산 탐방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해줄 수는 있겠지만 후원자들이나 전직 시설직원까지 참여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규철·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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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