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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3시 충북 청주시 봉명동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수많은 상인들이 경매 참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정현 기자 | ||
23일 오전 3시경.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청주청과시장 공판장에서는 경매사의 방송이 시작되자 몰려든 40여 명의 상인들이 꼼꼼히 메모를 해가며 상품가격을 체크하고 있다.
이곳 전광판에는 이날 시세가 올라오는 동시에 순식간에 낙찰됐음을 알리는 표시가 줄을 이었다.
이처럼 경매가 신속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상인들은 맘에 드는 채소들을 선택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도매업을 하는 김모(52·청주 흥덕구 모충동) 씨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채소가격이 두 배 이상은 뛴 것 같다"며 "도매시장에서부터 가격이 오르다보니 소매점에 물건을 납품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려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매를 시작한지 30분이 지나자 유찰된 상품이 하나도 없이 1차경매가 종료되고 곧이어 2차 경매가 시작됐다.
최근 채소 기근현상으로 이날 경매는 평소보다 20~30%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됐다.
이날 열무 80단을 경매로 구입한 이모(62·청주 흥덕구 미평동) 씨는 “예전에는 열무 1단에 3000원씩 주고 구입했던 것에 반해 이날 열무 1단에 4000~4200원 선에 낙찰을 받을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추(4㎏) 1상자도 평소 2만 8000~3만 원에 거래됐던 것이 이날 5만 원 선에 판매됐고, 오이와 애호박도 예외 없이 평소보다 20%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4시 30분이 되자 유찰된 상품이 하나도 없이 경매가 종료됐다.
하지만 경매가 종료된 뒤 사무실에는 각종 채소를 경매 받은 상인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었다.
공급물량 감소와 폭염에 따라 상품의 질이 떨어지면서 이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상인들은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고 있어 배송 중에 부패하거나 외형이 손상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다보니 여느 때보다도 신선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관희 청주청과시장 경매사는 "현재 공급물량이 적다보니 경매 나오기가 무섭게 전부 낙찰이 되고 있다"며 "다음주부터 일제히 개학이 시작되면 학교급식 납품을 위한 물량공급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