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이 이어지면서 복지시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후원활동이 연말연시에 집중되면서 이른바 후원의 ‘비수기’인 여름철에 지역 복지시설들은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대전지역 복지시설에 따르면 개인이나 단체에서 복지시설로 자원봉사를 오는 경우가 지난해와 비교해 5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또 사전에 봉사하기로 약속했던 단체들도 회사 사정이 어려워 다음에 찾아오겠다고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봉사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후원금이 감소한 이유는 경제난으로 인해 형편이 어려워진 시민들이 후원금을 지급할 여력이 떨어졌고 고정적으로 지원하던 후원자들도 기부문화에 대한 열정과 애착이 수그러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적으로 복지시설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자들 중 일부는 경제난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를 잃자 봉사활동을 보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따라 후원의 손길과 자원봉사자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대전지역 복지시설들은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경제사정 악화로 개인 후원금이 떨어진 것은 사회현상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매번 찾아오던 자원봉사자들마저 하나둘씩 떠나는 것은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평소 자원봉사와 후원 활동을 하고 있는 백종범(31·대전 중구) 씨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지난달부터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난으로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서 일단 나부터 추스르고 가야될 것 같아서 잠시 동안 찾아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가 어렵다보니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늘어가지만 자신부터 추스르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역 한 복지관 관계자는 “고정적으로 후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류층이고 방문후원자들은 대부분 서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방문후원자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도 함께 늘기 때문에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복지시설을 찾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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