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치러진 전국소년체전이 대회를 마친 이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회기간은 물론 대회를 마친 현재까지도 학부모들의 불만이 관련기관 홈페이지와 각종 사이트 게시판에 오르내리는가 하면 일부 학생들은 체력저하 등으로 병원신세를 지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이번 체전은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명분으로 사상 처음으로 방학 기간인 8월 중 개최되면서 일찍부터 폭염과의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다행히 대회 기간 태풍으로 인한 비가 내리면서 일부 경기 운영에 차질을 빚긴했지만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우려했던 것 보다는 심각하지 않았다. 이 기간 종합상황실에는 냉방기 고장으로 인한 불만이 몇 건 접수됐을 뿐 경기 도중 폭염으로 인해 쓰러지거나 문제가 발생했다는 내용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체전이 끝난 후 학생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소년체전에 출전했던 경기지역 모 중학교 A선수는 체전이 끝난 직후 심각한 탈수증세가 찾아와 일주일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공식적인 병명은 뇌수막염이었지만 발병 원인은 무더위로 인한 체력저하에 따른 것이란 소견이다.

A선수는 체전기간에도 무더위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 대전지역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 부모는 “원래 체력에 자신있었던 아이였는데 8월 대회기간에 맞춰 6월과 7월 무더위 속에서 훈련하며 체력이 바닥난 데다 대회까지 폭염 속에서 치르다보니 병이 난 것 같다”며 “이런 날씨에 소년체전을 강행한다는 것이 말이되냐”며 주최 측을 성토했다.

폭염으로 인해 건강 이상을 겪은 것은 비단 A군 처럼 실외경기 종목만의 얘기가 아니다.

A군이 입원했던 병원에는 실내경기에 출전했던 B선수도 비슷한 증세로 입원했기 때문이다.

B선수는 냉방시설이 고장난 숙소에 일주일간 머물며 훈련하면서 체력이 바닥났지만 출전을 강행한 뒤 체전 후 병원신세를 지게됐다.

이처럼 폭염 체전 후유증으로 인한 사례가 전해지면서 인터넷 상에는 주최 측의 탁상행정과 이해할 수 없는 개최시기 결정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 체육지도자는 “체전기간 폭염으로 인한 학생들의 건강 적신호가 없었던 건 대회를 잘 준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력 때문이었다”며 “주최 측은 자기 자녀들이 출전한다는 심정으로 대회기간 선정에 신중했었어야 했다”고 조언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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