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가 20여 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19일 오후 4시경 미국에서 입국했다.

6·2 지방선거 패배와 당직자 전원 사퇴 등 국민련의 위기 속에서 홀연히 떠났던 휴가인데다 당초 알려진 일정보다 훨씬 길어진 미국 체류 기간은 심 대표의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동시에 심 대표의 입국은 장고(長考)를 끝내고 정치적 진로를 정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 대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국회 귀빈식당에서 충남지역 국회의원과 안희정 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도정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채 여독을 푸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선진당 의원들과의 오랜만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심 대표는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 측근은 “여독이 남아 있는데다,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지만, 현 시점에서 선진당 의원들과 만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클 것이라는 주변의 분석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또 다른 측근은 “심 대표는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머리도 마음도 모두 비운 상태일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자신과 충청도의 정치권이 나아갈 방향을 언급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어떤 수를 둬도 현재 처한 국민련의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을 심 대표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언제나 충청도를 위해 고민해 왔던 심 대표의 진심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는 29일은 심 대표가 선진당을 탈당한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정치권에서는 선진당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심 대표가 이즈음에 맞춰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심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정가에선 ‘선진당과의 당 대 당 통합’, ‘현상유지’, ‘당 해체 후 무소속 유지’ 등을 꼽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심 대표의 행보는 6·2 지방선거와 7·28 천안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혼란기를 맞고 있는 충청 정가가 변화를 가져올 촉발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심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정가의 관심이 뜨겁다”고 진단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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