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내 횡단보도 점자유도블록 위에 볼라드(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가 설치되어 보행자와 시각장애인의 보행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대전지역에 설치된 1만 6000여 개의 볼라드(차량진입 방지용 말뚝)가 시민들의 안전보행권을 위협하고 있다.

현행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에는 볼라드는 △밝은색 반사도료 사용 △말뚝높이 80~100㎝ △직경 10~20㎝ △말뚝 간격 1.5m △충격흡수 재료 △말뚝에서 30㎝ 앞에 점자블록 설치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도심 내 인도 곳곳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볼라드로 인해 자전거 운행자는 물론 노약자, 시각장애인들에게 '발목 지뢰'로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보도 설치 및 관리지침의 상위법령을 마련하지 않아 법률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시정명령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볼라드 설치와 관련 도로관리·건축 부서, 구청, 동사무소마다 개별적으로 설치하거나 건물 신축 시 볼라드 설치를 건물주에게 맡기면서 크기와 모양, 재질 등이 제각각으로 기준미달인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이어야 하지만 지역 내 설치된 대부분의 볼라드는 화강암 등 돌, 쇠 등으로 만들어져 부딪칠 경우 부상 위험이 크다.

실제 대전 서구 둔산동 한밭대로 유성방향 자전거도로에 설치된 볼라드는 30㎝ 안팎의 높이에 재질도 화강암으로 제작, 시민들의 잦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서구 삼천동에 거주하는 안정순(36·여) 씨는 "지난 8월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가 볼라드에 부딪쳐 다쳤다. 흉터가 남을까봐 잠도 설치면서 약을 발라준 일이 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볼라드 설치보다 인도에 진입한 차량을 철저하게 단속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정 모(45) 씨도 “최근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가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다친 일이 있다”며 “특히 야간에는 가로등이 없는 도로의 볼라드로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행자 안전에 위험성이 있어 주요간선도로 및 교차로를 중심으로 볼라드를 수목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1592개의 볼라드를 제거하고 265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박진환·천수봉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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