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대전·충남지역 행정·정치·경제·교육계 명사들도 시장기는 어쩔 수 없다. 바쁜 일정 속에 한 끼니의 식사도 업무의 연장이 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허기를 달래고 입맛을 돋우는 맛집 한 군데 쯤은 갖고 있다.

지역 명사라는 이유로 입맛까지도 고급스럽고 유별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명사들이 즐겨 찾는 메뉴는 청국장과 보리밥, 칼국수 등 우리가 일상에서 항상 접하는 음식들이다. 그러나 그 식당 만큼은 비밀스런 맛을 간직한, 그래서 명사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는 숨겨진 맛집들이다. 지역 명사들이 저마다의 맛집을 찾는 이유를 들어보자.


염홍철 대전시장은 혼자 홀가분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동구 비룡동에 있는 50년 전통의 원미면옥을 찾는다. 염 시장은 취임 후 바쁜 일정 속에서도 보름에 한 번 꼴로 이곳에 들러 닭고기 육수로 만든 물냉면을 먹는다. 또 염 시장은 시청 인근의 대선칼국수와 중구 오류동 소재 소롱골식당에서 콩갈비탕과 새우탕도 자주 즐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검소한 식단을 주로 찾는데, 즐겨 먹는 음식은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처럼 향토가 묻어나면서 밥 한 공기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안 지사는 면 음식도 매우 좋아하며, 그가 주로 찾는 식당은 도청 인근에 허름하게 자리 잡은 나루터 식당과 희락반점이다. 또 안 지사는 칼국수 집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마다 않는데, 한 그릇에 담겨진 수북한 면이 있다면 어느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서구 관저동 노곡 보리밥 집의 풍성함을 좋아한다. 보리밥을 비벼먹는 맛이 일품이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마음에 든다는 것. 또 건강식으로는 서구 관저동 굴세상의 굴밥을, 특히 여름에는 도마동 대성칼국수의 시원한 콩국수를 즐긴다.

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중구 선화동 고향콩나물 비빔밥의 토속적인 맛을 즐긴다. 가정식이어서 입맛에 맞고 천연재료라서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손님을 만날 대는 중구 선화동 송원 한정식을 가는데 옛스러운 멋과 조용하고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든다고….

유병기 충남도의회 의장은 도청 인근의 장춘식당에서 기름기를 빼 담백한 오리고기와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홍탁을 주로 찾는다.

반면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은 유성구 신성동의 계성삼계탕을 즐긴다. 취임 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탓에 외부 모임이 잦은 소병철 대전지방검찰청장은 취임 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탓에 외부 모임이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2~3번 이상은 한정식 식당을 가게 되는데, 주로 둔산이나 유성의 유명 한정식집을 자주 방문한다.

김용헌 대전지법원장은 염소탕이나 낙지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즐기는 편이다. 특정 식당에 구애받지 않고 주로 법원에서 가까운 둔산동 인근 식당을 이용하며,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염소탕을 먹는다. 또 별미음식으로 킹크랩을 즐기기도 한다.

조길형 충남지방경찰청장은 보리밥 등 토속음식 마니아다. 등산을 즐기는 조 청장은 관사에서 가까운 보문산을 자주 찾아 가는데, 등산로 입구에 줄지어 있는 보리밥 집을 자주 들르게 된다. 조 청장은 외부 손님을 이곳으로 안내할 만큼 보리밥과 콩나물탕을 좋아한다.

강찬조 대전지방경찰청장은 된장찌게와 같은 시골음식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생태탕 등 생선음식을 즐기는 편이지만, 외부 약속이 없다면 거의 공관에서 식사를 한다.

육근만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은 자주가는 식당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신도칼국수를 꼽았다. 육 본부장은 신도칼국수의 시원한 국물과 부드러운 면발을 칼국수의 으뜸으로 치켜세웠다. 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내부 인테리어와 함께 저녁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과 함께 할 수 있는 족발, 수육과 두부두루치기 등도 최고의 안주라고 덧붙혔다.

신충식 농협충남지역본부장은 대전 구도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일미회관을 즐겨 찾는다. 중구 대사동에 위치한 일미회관은 우리 농산물만 사용한다는 신뢰를 바탕 아래 정갈한 손맛을 자랑한다. 이 중에서도 신 본부장은 일미회관의 여름철 별미인 전복삼계탕을 즐기며, 회식할 때 먹는 삼겹살도 일품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박종덕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는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 인근에 있는 소롱골식당을 자주 찾는다. 부드러운 수육과 콩을 통째로 갈아 갈비와 함께 끓인 콩갈비탕의 담백하고 구수한 맛 때문에 박 대표는 오찬이 있을 때 일부러 이 곳에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박 대표는 소롱골 식당의 여러가지 밑반찬들이 시골 어머님의 손맛을 떠올리게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충남대 송용호 총장이 가끔 입맛을 잃었을 때 즐겨 찾는 곳은 자운대 인근의 양사싯골이다. 겉으론 허름에 보이는 양사싯골은 대전에서 청국장을 떠올리는 몇 안되는 식당으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점심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다. 정갈한 반찬과 함께 보리밥에 청국장을 넣고 비벼먹으면, 그 옛날 어렸을 적 아릿한 향수가 절로 나온다고….

정성욱 금성백조 회장은 서구 탄방동 삼대째 손두부 집의 두부해물뚝배기를 좋아한다. 이 곳의 두부는 직접 만들기에 믿을 수 있고, 정갈하면서 멋부리지 않은 소박한 반찬도 별미라는 것. 특히 여름철 더위에 고생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대전대 임용철 총장은 교내 혜화문화관 구내 식당을 가장 자주 찾는다. 집 밖에서 사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밥을 먹는 동안도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임 총장은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즐긴다.

배재대 정순훈 총장은 서구 괴정동에 위치한 한정식 목련관을 주로 찾는다. 목련관은 인공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도 음식 맛을 제대로 내기 때문이라고. 정 총장은 목련관 음식이 정갈하고 집에서 먹는 것과 같은 아늑한 분위기 때문에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곳을 찾고 있다.

조웅래 에코원 선양 회장은 양사싯골의 단골 중 한 사람이다. 시골스러운 맛이 일품인 청국장과 인근 밭에서 직접 키운 싱싱한 쌈·채소가 미각을 즐겁게 한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이다.

<본사종합>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