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외국어 고등학교가 전국 최하위 외고라는 불명예를 씻고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 전기를 마련했다.

9일 충북도교육청과 청주외고에 따르면 입학정원 240명 중 미달인원 153명을 과감히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 1차 지원한 성적 우수생 87명만 놓고 최고의 외국어 인재로 양성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이다.

이에 따라 7개 학과 중 대부분 학과가 1대 1 맞춤식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1차 지원 분포를 보면 영어과만 정원 60명 중 52명이 지원했을뿐 6개 학과는 총정원 180명보다 훨씬 적은 35명이 지원했다.

독일어과와 러시아과는 각각 1명만 지원해 이들은 3년 내내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같이 고교 과정의 한 학급이 1명인 경우는 타 지역 외고는 물론 일반고등학교에서도 유례가 없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스페인어과도 5명에 불과하고 프랑스어과 8명, 일본어과 9명, 중국어과는 11명이 지원해 이들 학과도 학생 수준에 맞는 그룹지도, 개인지도 등이 가능하다.

청주외고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더 이상 학교 운영상 문제를 이유로 일정 수준 이하의 학생을 추가 모집해 ‘채우기’에 급급하면 전국 꼴지 외고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도교육청과 청주외고는 올해 지원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해 1차 지원한 성적 우수생만 뽑고 이들 학생만을 대상으로 최고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기용 교육감은 “영어 등 특정 나라의 말을 잘하는 인재만 필요한 게 아니다”며 “독일어도 러시아어도 잘하는 인재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 언어든지 배우기를 원하는 학생 1명이 지원하더라도 학과를 폐지하지 말고 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찬희 청주외고 교장은 전했다.

조 교장은 “소수 정예의 학생을 최선을 다해 교육시켜서 전국 명문외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미달사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앞으로 청주외고는 최고의 우수인재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외고 지원자격은 중 2~3학년 4학기 중 3개 학기 이상 국어·영어·수학 평균 내신 성적 30% 이내거나 영어 성적 2회 이상 '수'를 받은 학생으로 한정돼 있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