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일 계속되고 있다.

최근 태풍의 영향으로 무더위는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태풍이 지나가면 밤에는 폭염이 낮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무더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체온과 비슷한 35도를 넘나드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특히 신체적응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질환자들은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로가 쌓이게 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한낮 폭염 건강관리=더위에 취약한 노약자 및 만성 질환자들은 일사량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3시까지는 외출을 가급적 삼가야 한다.

운동도 새벽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는 폭염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땀이 많이 나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 생성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당뇨 환자는 무더위로 소변량이 많아지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체온조절력이 떨어져 열사병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

부득이하게 한낮에 외출할 경우 뙤약볕을 피해 그늘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수분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뇨 환자는 혈당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빙과류나 청량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에는 냉수가 가장 좋지만 냉수가 맛이 없다면 보리차나 시원한 녹차, 수분 함량이 많은 과일을 먹으면 좋다.

다만 수박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과다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음료는 흡수 속도가 빨라 갈증을 빨리 없애주지만 열량이 높은 만큼 물이나 얼음에 희석해 마시면 좋다.

폭염에 따른 강한 햇볕으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 질환으로는 탈수증이 있는데 특히 아이들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

휴가지 등에서 적절한 휴식시간을 정해 수시로 물과 이온음료 등을 먹도록 하고 숨이 가빠지거나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를 편안히 눕히고 옷을 느슨히 한 상태에서 신발을 벗긴 뒤 수분을 섭취하게 하고 부채질을 해 체온을 낮춰줘야 한다. 이때 스포츠음료를 물에 1/2 정도로 희석시켜 먹이는 것이 좋다.

한낮에 비 오듯 땀을 흘렸거나 체력 손실이 많았을 때는 수박이나 참외, 자두, 포도 등 성질이 냉한 여름 제철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설사를 자주하거나 배가 아픈 사람들은 잘 익은 토마토나 숙성된 복숭아와 바나나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의 과일을 주스나 과즙 형태로 얼려 먹는 것도 여름철 수분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원기 회복을 위해 맥문동과 인삼 또는 오미자가 함유된 한방차인 생맥산차를 마시면 좋다.

◆야간 열대야 건강관리=열대야 현상은 낮 동안에 태양열로 달궈진 지면의 열이 밤중에 복사현상으로 대기 중으로 방출돼 한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을 때를 말하는데 보통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25도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열대야는 지면이 포장돼 있고 숲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도시에서 잘 나타난다.

수면은 기온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기온이 오르면 잠자는 동안 심박수가 증가하고 몸 움직임이 잦아져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잠을 자고 나도 잔 것 같지 않게 된다.

이런 일이 계속되다 보면 피로감, 짜증, 무기력, 집중력 장애, 두통, 식욕부진,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열대야가 오면 잠자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잠들기 직전에 목욕하거나 너무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면 오히려 잠이 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와 같다. 알코올의 수면 효과는 잠깐 뿐이고 오히려 숙면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하고 저녁은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고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 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하게 되면 뇌 속의 생체 시계가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졸릴 때만 잠을 청하고 낮잠을 피하며 평소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눕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전날 잠을 설쳤다고 낮잠을 지나치게 자거나 늦잠을 자는 것은 불면의 악순환이 될 수 있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자야한다면 낮잠은 30분 내외의 시간이 적당하다. 이른 저녁에 운동을 하고 또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체온을 식히는 효과를 높이려면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벼운 조깅이나, 속보, 산책 등의 운동을 통해 땀을 약간 흘린 후 샤워하면 더 효과적이다.

또한 잠자기 전 지나치게 집중하는 작업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가볍게 우유 한 잔을 먹는 것도 좋다.

더위가 계속될 때는 틈틈이 시원한 곳에서 쉬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한여름에는 보통 체격인 사람의 경우 하루 10컵 정도(1.5~2ℓ)의 물이 필요하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식욕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는 조금씩 나눠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저녁 시간에 물을 너무 마시거나 수박 같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수면 중 소변 때문에 잠을 깰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열어 충분한 환기를 시키거나 수분 방출이 많은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갖다놓으면 습기 조절에 도움이 되며 집안 공기를 쾌적하고 시원하게 만들어 도움이 된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동안 내내 켜놓으면 호흡기 계통을 건조하게 해 감기 및 냉방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만성 폐질환자나 어린이, 노약자는 가급적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람을 직접 쐬면 두통, 체온저하, 질식 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벽쪽을 향하게 해서 1~2시간만 틀어 놓는 것이 좋다.

그래도 정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벗어나 가벼운 독서를 하다가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릎 아래에 쿠션을 대고 양 다리를 쭉 뻗고 앉은 뒤, 발가락을 몸쪽으로 꺾어 10초 동안 힘을 줬다가 빼는 반복운동도 숙면에 좋다. 발가락을 젖힐 때는 숨을 들이마시고 힘을 뺄 때에는 숨을 내쉬도록 한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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