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잔혹극

2010. 8. 11. 00:07 from 알짜뉴스
     잔인하게 범행을 저질러 경찰에 검거돼 수갑을 찬 여중생들은 키득거렸다.

이틀 전 여고생을 3시간 동안 감금한 채 무자비하게 폭행, 실신까지 시키고 물까지 뿌려가며 깨운 뒤 또다시 폭행을 가한 10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10일 오후 청주상당경찰서 형사과. 피의자 조사를 위해 형사들 앞에 앉은 이모(16·여) 양 등 10대 여중생 3명은 주변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경찰서라는 곳이 TV에서만 보던 그저 신기한 곳인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이들은 지난 8일 또래 여고생인 A(18·여) 양을 폭행하고 1만 3000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상해)로 10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가출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동갑내기 남자친구의 집이 비어있다는 것을 알고 그곳에서 생활했다.

돈이 떨어지자 속칭 ‘삥’을 뜯기로 계획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마침 친구를 기다리던 A 양이 눈에 띄었다.

A 양에게 다가간 이들은 “왜 기분 나쁘게 쳐다보냐”며 시비를 건 뒤 “따라오라”며 A 양을 협박해 자신들이 생활하던 집으로 데리고 갔다. 무자비 한 폭행이 시작됐다. 폭행을 견디다 못한 A 양이 실신하자 대야에 물을 받아와 A 양을 깨웠다.

정신을 차리면 또다시 주먹과 발로 무자비하게 구타를 가했다.

그러기를 수 차례 A 양은 실신했다 깨어났다를 반복했다.

이들의 잔혹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실신한 A 양의 머리에 물엿을 뿌렸다.

물엿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딱딱하게 굳어 우스꽝스럽게 변하자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그러기를 3시간. 이들은 실신한 A 양을 방 안에 그대로 남겨두고 지갑에서 단돈 1만 3000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빼앗은 돈으로는 자장면 세 그릇을 사먹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기분 나쁘게 쳐다봐 버릇을 고쳐주려고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들을 조사한 경찰은 10대들이 한 짓이라고 보기엔 잔혹한 행각에 혀를 내둘렀다.

담당 경찰관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16살 여중생들이 한 짓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