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안군 안면읍 오션캐슬리조트에서 열린 ‘태안 국제환경포럼에서’ 참가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방제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발병률이 일반 근로자들보다 더 높으며 피해지역 어린이들과 임산부들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피해지역 주민들의 생체 내 일부 중금속 농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미나(단국대 의대) 교수는 8일 태안군 안면읍 오션캐슬리조트에서 열린 '2008 태안 국제환경포럼'에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 건강영향평가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피해 주민들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수준이 우리나라 일반 근로자들 평균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하 교수에 따르면 30대 미만 일반근로자의 표준화된 심리사회적 건강지수(PWI)는 26인 반면 방제작업주민은 50을 보였으며 30~39세 83(일반 20), 40~49세 83(일반 17), 50세 이상 60(일반 16) 등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1.2~4배 높았다.

우울증 수치(CES-D)도 30대 미만의 방제작업주민 50, 30~39세 50, 40~49세 67, 50세 이상이 83 등으로 일반 근로자들 보다 역시 1.2~4배까지 상회했다.

특히 노출지역 어린이는 우울증과 불안증의 유병률이 각각 10%, 20%로 높은 경향을 보여 유사한 도시의 동일한 연령대의 어린이들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고 허 교수는 지적했다.

기름유출지역 근교의 임산부는 휘발성유기화합물질에 노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질환과 어지럼증, 밥맛 없음 등의 증상이 일반 임산부보다 더 많다고 호소했다.

기존에 천식을 가지고 있던 영·유아들 중 거주지역이 오염 바닷가와 가까운 경우 기름유출 사고 이후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심해졌다고 보고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 교수는 덧붙였다.

아울러 방제작업 참여자들의 생체 내 납 농도는 1.5㎍으로 비교집단으로 설정된 타 지역 주민의 1.1㎍보다 훨씬 높았으며 다른 중금속인 수은과 카드뮴의 생체 내 농도 역시, 방제작업자들이 0.6㎍과 2.0㎍으로 비교집단의 0.4㎍과 1.2㎍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교수는 오염지역 주민에 대한 건강증진 등을 위해서는 △노출 화학물질 특성 규명 △노출 경로에 따른 노출 수준 평가 △연구진 간 표준화와 효과적인 의사소통체계 수립 △각 인구집단 특성과 연령에 맞춘 건강증진사업 필요 △선별적 정신심리치료 프로그램 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2008 태안 국제환경포럼'은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발생 1주년을 맞아 복구현황을 점검하고 생태 및 환경복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9일까지 태안군 안면읍 오션캐슬리조트에서 개최되고 있다.

임호범·태안=박기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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