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대형 유통매장들이 일부 제품에 대해 소규모 슈퍼마켓보다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오히려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대형 유통매장들의 영업 행태는 교묘한 '눈속임'이나 ‘바가지’상술로 밖에 볼 수 없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본보 취재진이 지역 대형 유통매장과 속칭 동네 슈퍼에서 판매되는 생필품의 용량과 가격을 조사해 본 결과, 대형 유통매장에 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동네 슈퍼에 유통되지 않는 다른 용량이 적용돼 있었다.

특히 대형 유통매장에서만 판매되는 특정 용량의 제품을 단위 용량으로 환산할 경우 일부 품목의 경우 동네 슈퍼마켓보다 훨씬 비쌌다.

실제 백설 하얀 설탕의 경우 대형 유통매장에서는 2.72㎏을 3300원에 팔고 있었지만 동네 슈퍼에선 3㎏을 동일한 가격에 취급하고 있었다.

이를 g단위로 환산하면 대형 유통매장은 100g당 122원이었지만, 동네 슈퍼는 100g당 110원에 판매하고 있어 가격차는 12원으로, 동네 슈퍼가 더 저렴한 셈이다.

순창 찰고추장도 대형 유통매장이 3.2㎏을 1만 2800원에, 동네 슈퍼에선 3㎏을 1만 1500원에 취급하고 있었다.

g단위로 환산할 경우 대형 유통매장은 100g당 400원, 동네 슈퍼는 100g당 383원으로 대형 유통매장보다 동네 슈퍼가 17원 쌌다.

또 대형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동네 슈퍼에서 팔고 있는 용량보다 더 적고, 가격은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백설 옥수수유는 대형 유통매장에서 1.7ℓ를 6550원에 판매하고 있는 반면 슈퍼에서는 1.8ℓ를 58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큐원 갈색설탕 역시 대형 유통매장에선 2.722㎏을 3230원에 팔렸지만 수퍼에서 3㎏의 규원 갈색설탕은 대형 유통매장보다 130원 저렴한 31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대형 유통매장들은 인근의 유통업체들과 경합하는 품목에 대해 집중적으로 가격이 낮은 것처럼 선전을 하고 있지만, 용량을 살펴보면 싸다고 할 수 없는 품목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최 모(36·대전 서구 괴정동) 씨는 “물품을 구매할 때 용량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가격을 따져보니 오히려 더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며 대형 유통매장의 꼼수(?)에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주부교실 김영수 상담부장은 “현 유통체계상 소비자들이 단위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하게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대형 유통매장들은 단위 가격의 용량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유통매장 관계자는 “용량 대비 가격을 확인해 보지 못했다”며 “문제가 확인되는 즉시 시정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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