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과 근로자 감원없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양수겸장의 카드로 노동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지역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비교적 규모가 큰 중견기업·대기업의 신청도 잇따르고 있어 불황의 늪에 빠져 나오기 위한 업체들의 비상 자구노력은 갈수록 다양해 지고 있다.

8일 청주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지역기업들의 고용유지지원금 계획서를 신청하는 업체가 기존 한 달 평균 10건에서 지난달 30건으로 늘어나는 등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올 10월 말까지 한 달 평균 10건 안팎에 불과했으나 지난주에만 고용유지지원금 계획을 제출한 업체는 31개 업체로 주간 평균 무려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한 주 동안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해 문의하는 업체는 40여 개에 달하고 있는 등 지역기업의 어려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역 중소기업은 물론 규모가 큰 기업들도 경영악화에 따른 감원이라는 극한의 카드 대신 임시휴업을 선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임시 조업중단을 발표하면서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00여 개의 협력업체도 무급휴가 등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는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 초까지 근로자 전원 휴가를 실시할 예정으로, 내년 1월부터 4월까지는 근로자들을 순차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하이닉스반도체의 임시 조업중단은 하청업체들까지 영향을 끼쳐 전국 800여 업체, 충북 100여 업체들도 줄줄이 임시 조업중단 사태가 빚어져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 10월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한 달 평균 1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주 한 주만에 31건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크게 증가하는 등 고용사정이 그만큼 어려워 진 것 같다”며 “비교적 규모가 큰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다양한 업체들의 신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어려운 경기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들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이란 생산량 감소·재고량 증가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근로자 감원없이 일시휴업, 훈련, 인력 재배치 등 고용유지조치를 실시해 고용유지를 하는 경우 정부가 훈련비 및 수당을 지불하는 것이다.

최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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