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통합 작업이 한 발 한 발 다가올수록 각 출연연의 혼란과 당혹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추진되던 법인 통합화가 당초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변형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통합 작업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모 기관 관계자는 “과학계 발전을 위해 총체적 개혁을 시도했던 긍정적 방안이 정부 주도로 넘어가면서 모양새가 뒤틀어지고 있다”며 “바른 그림을 그렸는데 밑그림은 무시하고 구성물만 이리저리 바꾸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기존의 출연연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는 물론 예산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까지 가세한 알력 싸움이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학기술의 전문성을 우선시 해 만들어지는 국가연구개발위원회(가칭)가 국무총리 직속 기관으로 출범한다 해도, 실제 출연연들은 전 처럼 각 부처의 영향력 하에 놓여 체계의 혼선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특히 영향력이 가장 큰 예산권의 장악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그렇치 않아도 과거 혁신본부 시절 다수의 전문인력이 고민하던 업무가 주무 부처로 이관되면서 드러났던 불협화음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

한 출연연 관계자는 “현재까지 제시된 국가연구개발위원회 조직이 각 출연연 통합 법인을 완벽하게 관장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현재 만연한 ‘로비를 열심히 하는 기관이 돈을 타낸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풍토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이 애초 출연연 단일 법인화 추진의 좋은 취지는 다 놓친 채 애꿎은 출연연들만 뒤엎게 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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