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보다도 매섭다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충북 청주 소재 ㈜원건설이 모처럼 지역민들에게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3일 제45회 무역의 날, 원건설이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것.
건설업체가 해외수지를 통해 수출탑을 수상한 것은 충북도 무역사상 처음이다.
환율 폭등, 건설수주 기근, 자금난 등 충북경제를 뒤흔드는 악재들을 감안하면 더할 나위없는 경사다.
8일 원건설 집무실에서 만난 김민호 회장은 “생각의 차이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고 수상 원동력을 소개했다.
원 건설이 수출탑을 타게 된 배경은 일찌감치 눈을 돌린 해외건설에 있다.
원건설은 지난해 충북 경제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리비아정부가 혁명 40주년을 맞아 주택난 해소를 위해 추진한 ‘데르나 신도시’ 건설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0년 2월까지 173개동 1384세대의 빌라촌과 편의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로 수주금액만 2억 4000만 달러에 달했다.
행운도 뒤따랐다.
데르나 신도시 공사를 계약할 당시 환율이 1000원 대 였는데 최근 1500원대로 급등해 총 수주금액이 50%가량 올랐다. 가만히 앉아 1200억 원 상당의 환차익을 보게 된 셈이다.
김 회장은 “중장비와 각종 자재를 모두 한국에서 가져 가면서 환차익을 톡톡히 보게 됐다”고 환차익이 거저 얻어진 것만은 아님을 강조했다.
원건설은 데르나공사에서 이미 560억 원의 기성고를 올리고 있다. 또 올해 12월에 1억 2000만 달러, 내년에 1억 달러 정도의 추가계약도 가능한 상황이다.
해외건설에 과감히 도전한 대가로 '최악'의 국내경제 속에서 '최고'의 경영실적을 가능케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건설도 달러를 벌 수 있다는 긍지를 가져야 하며 철저하게 제조업 마인드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건설의 해외 도전신화는 다시 국내로 돌아와 인정받고 있다. 최근 토지공사가 발주한 경기도 양주 옥정 신도시 개발사업 1·2공구 조성공사(계약금액 843억 원)에 이어 대구 테크노폴리스 3공구 조성공사(계약금액 267억 원) 등 모두 1110억 원의 관급공사를 수주했다. 원건설의 이 같은 관급 택지개발 조성공사 수주액은 올 들어 국내 건설사 중 최고 기록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해외 수주와 대물공사를 해내면서 쌓아온 경험, 실적 등이 어렵다는 토지공사 공사를 따낸 기반이 됐다”고 소개했다. 김회장은 “위기가 곧 기회가 된다는 말이 지금 딱 맞다. 위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진 기자 lione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