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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상 에너지관리공단 충청지역센터장 | ||
또 아직은 먼 얘기이지만 겨울철이 되면 ‘노타이 캠페인’ 대신 ‘내복입기 캠페인’이 시작된다.
이 역시 에너지절약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그렇다면 이 두 캠페인은 언제 그리고 누구에 의해서 처음 시작됐을까.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시작된 ‘쿨비즈 웜비즈 운동’이 모태가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이를 응용해 국내에 두 캠페인을 정착시키는데 일조한 장본인이 있으니, 그가 바로 전호상 에너지관리공단 충청지역센터장이다.
폭염이 드리워진 21일 그를 만나기 위해 대전 대덕구 신일동에 있는 센터를 찾았다. 그의 사무실 에어컨 설정온도는 28℃였다. 평소에는 29℃로 맞춰놓는다는 그이지만 ‘손님’ 때문에 1℃를 낮췄다고. 한 낮 무더운 날씨에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그의 배려(?) 때문이었는 지 그다지 덮지 않은 인터뷰였다.
-‘노타이 캠페인’과 ‘내복입기 캠페인’을 국내에 도입한 장본인이 맞나.
“당시 일본에 갔다가 이를(노타이, 내복입기)를 에너지절약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었는데 운 좋게 반영이 됐다. 그러자 몇몇 ‘내복회사’에서 감사패를 주더라.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 모두가 열심히 참여해 에너지절약을 실천했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 아닌가.”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나.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6.4%를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액만도 911억 달러 규모로,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1위, 석유수입량은 세계 4위다.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입금액(534억 달러)보다 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생활편의성을 추구하면서 승용차와 주요 가전제품이 대형화되면서 에너지소비를 증가시키고 있다.”
-에너지 낭비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정말 큰 걱정 아닌가.
“가정과 사무실, 자동차에서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를 금액으로 따져보면 연간 약 7조 800여 원이다. 전체 에너지 수입액의 4%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조차도 절약하기 힘든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과도한 냉·난방이 에너지낭비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공공기관의 에너지낭비도 여전히 심한데 올초 지경부 조사에서 조사대상 기관의 22.7%가 에너지절약 실천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반성해야할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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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을 공급위주의 정책에서 총괄에너지수요관리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다.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에너지절약은 온실가스 감축과 직결되며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깊이 인식할 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즉 에너지절약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도덕적 책무’이다.”
-에너지절약에 대해 공감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국민들의 에너지절약을 돕기 위해 공단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에너지절약은 습관이라고 본다. 공감대 형성과 생활 속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 공단에서는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유아용 조기교육만화 보급, 청소년 조기교육 등이 그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습관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부터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공단에서는 쿨맵시 냉방온도 26℃ 준수, 자동차 함께 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무엇을 말하나.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키워드가 바로 ‘에너지절약’이다. 왜냐하면 국내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의 84%가 에너지사용 과정에서 발생되기 때문인데,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을 높이면 저탄소 녹색성장이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 수요관리 전문기관으로서 부문별 에너지이용효율 향상과 기후변화 대응체계 강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통해 국가적 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가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이 제도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에너지소비 상위권에 포진한 3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도입했다. 기업과 정부가 에너지사용과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협의해 정하고, 목표 준수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를 가하는 제도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우리나라 산업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1%에 달하기 때문에 목표 달성시 3년간 에너지 159만teo와 480만 톤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감축이 예상된다. 이는 서울의 10배 규모 면적에 17억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또 시범사업이 끝나는 올해 9월부터는 대상기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어서 이 제도가 잘 정착되면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충청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산업부문의 에너지절약은 잘 이뤄지는 반면 민간부문의 에너지절약은 아직 미흡하다고 한다. 맞는 얘기인가.
“기업들은 에너지 분야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유가 등 에너지가격이 오르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에너지분야에 신경을 많이 쓴다.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부던하게 애를 쓴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에너지 사용은 아직도 효율적이지 못한 부문이 많다. 전기 등이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냉방을 너무 강하게 해 한 여름철 실내에서 가디건을 입고 있거나, 겨울철에는 집에서 속옷만 입고 춥다고 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석유자원이 고갈되기 전까지 대체에너지가 개발될까.
“인류는 자생력이 매우 강한 종이다. 보는 견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면 석유자원은 향후 40년, 석탄과 천연가스는 앞으로 160년 가량 쓸 수 있다고 한다. 그 기간 내에 아마도 새로운 에너지가 개발될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장마철 번개만 에너지화 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이 것 역시 굉장한 양이 된다. 많은 분들께서 이런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역사상 에너지난을 가장 심하게 겪는 세대’라는 생각 말이다. 30~40년간만 잘 버티면 새로운 에너지가 개발돼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어본다.”
정리=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