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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석(부산 거북권투체육관·23)은 지난 17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한국 슈퍼플라이급 타이틀 매치에서 KO패를 당한 뒤 구토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돼 5시간에 걸친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수술에도 불구하고 혼수상태를 극복하지 못한 배 씨는 결국 21일 오전 4시 30분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했다.
지난 2003년 5월 프로에 데뷔한 배기석은 정통파 스타일로 7승(4KO) 1무 7패를 기록하며 유망주로 활약했다.
특히 배기석은 힘든 프로복서 생활을 하면서도 부모님 없이 80세의 할머니와 남동생을 돌봐온 효자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배 씨의 안타가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 선수들과 선·후배들은 배 씨가 눈을 감은 을지대병원을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배 씨를 지도했던 거북권투체육관 임정근 관장은 “경기 도중 버팅(머리로 상대를 들이받는 반칙)을 받았다고 제스쳐를 취했는데도 심판이 그냥 경기를 강행시켰다”며 “심판이 버팅을 제지하기만 했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배 씨의 시신은 사망 직후 고향인 부산으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수술비 등 병원비 500만 원이 해결되지 않아 마찰을 빚다 오후가 되서야 빈소로 향했다.
하나뿐인 형의 임종을 지킨 배 씨의 동생 배기웅 씨는 “형이 힘들다며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했었다. 죽도록 고생만 하다가 간 형이 너무 불쌍하다”고 울먹인 뒤 “아직 할머니께는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 멋있었던 형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잘 있었으면 좋겠다”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