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청권에 연일 33℃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곳곳에서 ‘더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도심의 시민들은 폭염을 피해 서둘러 피서 일정을 잡아 떠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찾아가 한 밤까지 이어지는 더위를 피하고 있다. ▶관련기사 2·3면

반면 거리의 식당이나 상가는 더위로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줄면서 매출이 급감해 울상이다.

20일 대전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수영복과 텐트 등 피서용품을 비롯해 음료, 아이스크림 등 여름상품의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갑자기 전개된 무더위를 피해 서둘러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텐트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92%의 급증했고, 썬크림도 74%나 늘었다.

또 수영복 등 아웃도어 의류 매출도 전년 대비 14%나 증가했다.

미처 피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사람들도 잠시 더위를 식히기 위해 대형 상점이나 은행 등 냉방시설이 좋은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무더위에 전통 여름 보양식 재료인 닭고기와 전복 등의 판매가 부쩍 늘었다”며 “또 휴가철을 맞아 삼겹살과 맥주 등의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 여름 정부의 에너지 절약 대책 시행으로 공공 건물의 냉방온도가 제한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로 피서 간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

다른 마트 직원은 “실내 온도 제한에 관해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고객들은 진열대에 붙어있는 플라스틱 안내판을 뽑아 부채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매장에서 유일하게 신선식품 코너는 온도제한이 없는 곳이어서 그런지 고객은 물론 직원들까지 명당으로 꼽는다”고 귀띔했다.

농민들도 올 여름 유난히 더운 날씨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적당한 일조량과 높은 기온은 작물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현재와 같은 고온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비가 내릴 경우 병해충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비가 안오면 가뭄 피해가 발생하는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또 올 봄 이상 저온으로 과수 착화가 줄고 모종의 발육도 떨어졌던 상황에서 최근 장마에 이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발육상태도 나빠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주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물러간 이후 한동안 강한 일조와 함께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더위는 내달 중순 이후에나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전민희 기자 manaju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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