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20일 충남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방학도 잊은 채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대전 모 사립대에 재학중인 A씨(21)는 방학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로 향한다. 우선 교내 어학원에 개설된 토익 특강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강의실로 자리를 옮겨 계절학기 수업을 듣는다. 학점이 부족하거나 점수가 저조해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것이 아니라 4학년 때 들어야 할 학점을 줄이기 위해 미리 들을 수 있는 학점을 최대한 신청해 놓았다. A씨는 4학년 2학기 때 3학점만 듣고 나머지 시간은 취업준비에 ‘올인’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계속되는 취업난 여파로 대학가에 방학이 사라지고 있다.

지역 대학 도서관엔 방학도 잊은 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학기 중과 다름없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대학이 마련한 취업 연수 프로그램도 학생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 학생들은 대학 측이 개설한 방학맞이 특별 어학강좌 등을 들으며 토익 점수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관련 과목 특강을 들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 일부 대학생들은 대학이 마련한 토익사관학교와 어학 캠프 등을 통해 아예 학교에서 숙식하며 집중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 대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습관과 학습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학기중과 같은 일과를 유지할 수 있는 교내 학습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 준비를 위해 규칙적인 학교생활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계절학기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학점이 모자라거나 C학점 이하를 받은 이른바 ‘루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계절학기가 최근에 와서는 취업 준비를 대비해 미리 학점을 따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지역 주요대학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계절학기 수강생이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대의 경우 지난해 279명이던 여름방학 계절학기 수강자가 올해 340명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한남대 역시 691명에서 766명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또 충남대는 5131명에서 5301명으로, 배재대는 422명에서 482명으로 신청자가 늘어났다.

특히, 목원대는 지난해 30명에 불과했던 1·2학년 수강 신청자가 올해 올해 103명으로 무려 3배 이상 급증하며 이같은 추세를 증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대학 관계자는 “방학을 반납하고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이 늘면서 학교 도서관은 방학과 학기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며 “상당수 학생들이 학원 대신 평소 생활패턴을 유지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하면서 계절학기 수강신청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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