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과학축전’(이하 과학축전)의 주 개최지를 대전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축전의 대전개최는 과학 도시 대전의 위상에도 부합하고 여기에 참가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대부분이 대덕에 위치한다는 점 등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것.

실제 매년 과학축전의 주요 내용을 구성하는 출연연들도 이 같은 이유를 들어 과학축전의 대전 개최 필요성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과학축전은 어떤 행사=과학축전은 매년 8월 여름방학에 맞춰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해 열리는 행사로, 출연연과 기상청 등 국가 기관과 대학, 기업 등 수십 개 단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다. 각 기관들은 저마다 관련 과학기술 개발 현황과 미래 과학 소개, 체험 코너 등을 구성하며, 지난해 일산에서 열린 과학축전 행사 기간동안에는 무려 18만 명이 찾았다.

그러나 개최지를 둘러싼 잡음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창의재단 측은 과학축전의 주 개최 장소를 경기도 일산 킨덱스(Kintex)로 정하고 있으며, 매 3년마다 지방 도시를 선정해 순회 개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사에 참가하는 출연연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주로 대덕특구에 위치한 출연연들은 저마다 수 천만 원의 예산까지 써가며 일산이나 타 지역까지 가서 행사 내용을 채워주면서도, 정작 이로 인한 홍보효과 등 결과물은 미비하다는 것.

모 출연연 관계자는 “1년을 고민하고 적지 않은 경비를 들인 컨텐츠를 만들어 참가하고 있는데, 정작 이에 대한 결과는 교과부나 창의재단의 생색내기로 돌아간다”며 “대전의 입지 조건과 주변 인프라 등이 좋은데 굳이 다른 지역으로 원정까지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털어놨다.

◆과학축전, 대전 개최의 당위성과 과제=지난 2005년 과학축전은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및 무역전시관에서 열렸다.

당시 8월의 더운 날임에도 행사장이 주로 야외에 마련된 데다 공간적 분리·단절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창의재단 관계자는 “과학축전은 더위와 우천 등 계절적 요인으로 실내 개최가 필요하다”며 “또 대관료와 접근성, 장소의 크기 등을 고려할 때 일산 킨덱스가 조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전컨벤션센터(DCC)의 개관으로 공간적 문제가 해결됐고, 대전과 연결되는 신규 고속도로의 잇단 개통과 고속전철 등 양호한 교통 조건으로 접근성도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대전이 오히려 개최에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 연구기관 관계자는 “대전에는 과학축전의 중심 기관인 출연연들은 물론 KAIST와 각종 기업 연구소까지 한 자리에 모여 있어 행사 개최지로 손색이 없다”며 “게다가 타 지방에서의 접근성은 물론 수도권의 복잡한 교통·주차 문제도 훨씬 적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축전의 개최를 위해서는 대전시의 협조 등 풀어야 할 선결 과제도 적지 않다.

모 기관 관계자는 “지난 2005년 대전 과학축전 당시 대전시의 비협조와 무관심으로 행사 관련 부처와 대전시 간의 마찰과 싸움이 심했다”며 “이후 대전시와는 행사를 안 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이를 먼저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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