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성남시가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는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난이 악화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충북도를 비롯한 도내 12개 자치단체들도 재정이 바닥을 칠만큼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체장들의 생색내기용 선심성 예산지원을 엄격히 제한하고,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행정구역의 개편에 따른 공무원 구조조정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방채 과잉발행은 재정악화

지난달 감사원이 ‘지방재정운용’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충북은 12개 시·군 중 증평·단양·괴산·영동·옥천·보은군 등 6곳이 지방세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정자립도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충북도 등 13개 지자체가 전국평균 재정자립도 53.6%에 전부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가 43.2%로 가장 높고, 청원군(35.8%), 진천군(29.6%), 음성군(27.8%), 충북도(25.4%), 증평군(23.3%), 제천시(22.9%), 충주시(20.1%), 단양군(19.1%), 영동군(15.9%), 옥천군(14.3%), 괴산군(12.5%), 보은군(11.5%) 순이다.

지난해 지방채 잔액 현황도 충북은 6719억 원(일반 5739억 원·기타특별회계 571억 원·공기업특별회계 409억 원)이었으며, 회수하지 못한 공탁금도 충북도를 비롯해 9개 시·군이 8억 5255만 원으로 집계됐다.

갈수록 늘어나는 부채는 결국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지방재정 수입 확충 방안 마련과 함께 예산낭비의 차단, 부채 감축 등 지자체의 고통을 감내하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기헌 충청대학 교수는 “임기 내 많은 사업을 펼치려 하는 단체장과 편의시설 등을 원하는 주민들의 욕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재정자립도가 부족한 이유로 지방채를 발행한다”면서 “지방채 발행은 필요하지만 이를 과잉남발하고, 단체장이 선심성 예산집행을 하면 결국 재정악화로 이어지므로 체계적인 재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탄력적 정원조정 시급

인구비례에 따른 탄력적인 정원 및 기구조정 등 지자체의 재량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은 27만 4400명이다. 전국 인구는 4878만 2274명인 만큼 자치단체 공무원 1명이 평균 178명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다. 2002년 평균 194명, 2003년 189명, 2004년 184명 등과 비교할 때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충북의 경우 전체 인구는 152만 7478명, 공무원수는 1만 2015명으로 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수는 127명이다.

지자체별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청주시가 378명으로 가장 많고, 청원권 186명, 충주시 162명, 제천시·음성군 각 139명, 진천군 112명, 증평군 101명, 옥천군 90명, 영동군 82명, 괴산군 61명, 단양군 60명, 보은군 59명 순이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정원은 주민수와 면적, 재정자립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감안한 표준정원제를 시행해오다 총액인건비제가 도입되면서 자율성이 일부 보장됐다고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산정한 인건비 기준액과 직급별 정원비율, 기구설치 및 직급기준 등이 여전히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인구가 3만 6775명인 괴산보다 2만 4681명 많은 진천군이 공무원 수는 547명으로 괴산(600명)보다 적고, 인구 3만 3164명인 증평군의 공무원은 327명이지만 단양은 인구수가 3만 1842명인 반면 공무원 수는 532명인 상태다.

이처럼 시·군별로 공무원이 담당하는 주민수에서 편차가 크다보니 정부가 재정자립도 등에 따라 적정 인력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행정·재정적 제재를 가하거나 인구비례에 따른 탄력적인 정원조정 등 재량권 확대 방안내지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구조조정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남기헌 교수는 “일방적으로 전국의 자치단체를 묶어서 통·폐합하는 것은 반대하나 비슷한 규모의 지자체는 조직슬림화에 따른 인력조정을 통해 행정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공무원 1인당 인구수 현황 <2009년말 기준>
기관명 인구수 공무원수 공무원 1인당
주민수
재정자립도
(%)
청주시 64만3161 1702 378 43.2
충주시 20만6613 1273 162 20.1
제천시 13만5580 978 139 22.9
청원군 14만9783 806 186 35.8
보은군 3만4845 590 59 11.5
옥천군 5만4117 602 90 14.3
영동군 5만426 614 82 15.9
증평군 3만3164 327 101 23.3
진천군 6만1456 547 112 29.6
괴산군 3만6775 600 61 12.5
음성군 8만9716 644 139 27.8
단양군 3만1842 532 60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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