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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청주 북부시장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한적한 모습이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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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1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에 위치한 북부시장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기록하며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었다.
시장에서 판매할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움직이는 몇몇 도매상인들을 제외하곤 사람들의 발길은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었고, 아케이드 천정에 군데군데 매달려있는 선풍기의 회전 소리만 시장 안에 울려 퍼졌다.
시장 안에 들어서자 노점에 가지와 오이, 호박잎 등의 직접 기른 채소들을 올려 놓고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가며 부채질을 해대는 이모(72·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할머니가 눈에 들어 왔다.
북부시장에서만 장사를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는 이 할머니는 몸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지난 40년 동안 집안의 경조사를 제외하면 단 하루도 장사를 거른 적이 없다.
30대 젊은 나이에 처음으로 집에서 직접 재배한 소량의 채소들을 근처 재래시장에 내다 팔던 것이 할머니의 평생 직업이 돼 버렸지만 IMF 이후로 이렇게 손님 구경하기 어려운 적도 처음이라는 것.
이 할머니는 “예전에는 오후 4시면 가지고 온 채소들이 다 떨어졌지만 지금은 저녁 늦게까지 팔아야 고작 하루에 4만~5만 원 팔기도 버겁다"고 토로했다.
한창 장사를 할 시간인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자 하루 장사를 포기하고 문을 닫는 상인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었다.
이 시장의 경우 오전에 손님의 발길이 뜸하면서 아예 오후 시간대에 나와 영업을 시작하는 상인들이 대부분이라고 시장 상인들이 입을 모았다.
업종을 불문하고 최근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의 영향에다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설상가상’으로 상가 대부분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하락했다.
최영락 북부시장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젊은 층의 고객을 사로잡아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고자 다각도로 자체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시설개선을 위한 자금확보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