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충북도의회 한나라당 김양희 의원(왼쪽)과 민주당 이광희 의원이 13일 열린 292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같은 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방향을 쳐다보며 업무보고를 듣고 있다. 이덕희 기자 | ||
충북도의회의 ‘집행부 저격수’로 나선 한나라당 소속 김양희 의원과 민선5기 충북호의 ‘수문장’ 역할을 맡은 민주당 이광희 의원이 뜻하지 않은 불편한 동석을 하게 됐다.
지난 12일 충북도의회 제292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끝나고 진행된 의석배치 제비뽑기에서 두 의원이 공교롭게도 나란히 앉게 된 것이다.
충북도의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마치고 기존 ‘가나다’ 순으로 배치된 의석을 재배치하기로 하고 제비뽑기를 했다. 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상임위원장과 재선의원은 맨 뒷자리부터 앉기로 했고, 초선의원들만 의석배치 추첨을 했다.
제비뽑기 결과 뜻하지 않게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인 김양희 의원과 이광희 의원이 동석을 하게 됐다.
앞서 개회한 1차 본회의에서 김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난주 첫 인사에서 전임 지사의 인사 및 행정파트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요 간부 2~3명을 전보 발령하면서 모욕감을 줬다”며 “감정인사, 보복인사, 정실인사는 공직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눈치보기를 강요한다”고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를 겨냥했었다.
김 의원은 또 이 지사의 새관사인 아파트 임차 입주문제를 거론하며 “'도지사 관사 개방'이라는 말은 관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기존 충북지사 관사는 (일반에 개방해) 들어가지 않고 도비로 47평형 고급 신축 아파트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관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졌다.
발언이 끝나자 이광희 의원이 자당 소속 이시종 지사 감싸기에 나섰다.
세종시 관련 문제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이 의원은 주어진 시간의 절반 정도를 이시종 지사를 대신해 김 의원을 향한 역공에 할애했다.
이 의원은 “9대 의회가 본격적인 장도에 오르는 첫날인데 김 의원이 잔칫날 초대받아 와서 상을 엎어버리는 것 같아 애처롭고 안쓰럽고 측은하다. 이러는 것 아니다"라고 나무랐다.
그는 "청주에 거주하지 않는 도지사에 대해 아파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동네 사랑방에서나 나올 얘기"라며 "김 의원의 발언을 들으니 철 없는 어린아이같다. 이 지사는 개의치말고 성실하게 일을 수행해 달라"고 이 지사를 두둔했다.
두 의원은 13일 오전 본회의장에서 만났다. 가벼운 목례를 한 뒤 김양희 의원이 이광희 의원에게 “어제의 인연 때문에 이렇게 함께 앉게 된 것 같다”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