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모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모(10) 군은 정규수업이 끝나도 가방을 싸거나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김 군은 간단한 필기도구와 교재를 챙겨 특별교실로 이동, 친구들과 함께 영어회화 수업을 듣는다. 김 군은 맞벌이를 하고 있는 부모의 퇴근 시간이 되서야 옆반 돌봄교실에 있는 동생의 손을 붙들고 귀가한다.

#.천안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A(36) 씨는 최근 학원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7년째 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수강생이 급감해 운영상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입소문을 타고 제법 인기있는 학원이었지만 방과후학교가 도입되면서 수강생 감소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이른바 ‘학원가 대목’으로 일컬어지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지만 방학특별반 수강 신청자가 지난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일선학교 방과후학교가 정착단계에 접어들면서 지역 학원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특기적성과 학과수업 보충학습 등 그동안 학원과 교습소 등 사교육시장에서 수용하던 각종 교육수요가 공교육인 방과후학교로 흡수되면서 수강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행초기 감소 추세가 완만했던 것과 달리 시행 4년차에 접어들면서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이 급증, 수강생 확보를 못해 문을 닫는 학원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대도시 프랜차이즈 학원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반면 농촌지역 소규모 학원들은 심각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6개월간 폐원한 학원이 157곳, 교습소 71곳에 달하고 지난 1년간을 기준으로하면 학원은 305곳, 교습소는 151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일명 ‘학파라치’ 제도가 도입되면서 미등록 학원 등이 양성화됐고 소규모 학원들의 난립으로 전체 학원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2007년 하반기 69곳 이었던 증감폭도 방과후학교 시행 이후 매년 줄어들어 올해 상반기 16곳에 그치고 있다.

대전의 경우도 포상금제 적용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지난 1년간 동부 149곳, 서부 180곳 등 총 329곳의 학원이 문을 닫았고 교습소 역시 255곳이 폐업을 신고했다.

이처럼 학원가들이 수강생 감소에 의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반면 교육계에선 ‘공교육 기능회복’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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