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파행’

2010. 7. 13. 00:34 from 알짜뉴스
     9대 충북도의회 여야 의원들이 갈등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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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단 구성을 놓고 개원 첫날부터 파열음을 낸 도의회가 12일 개회한 292회 임시회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시종 지사 취임 후 단행된 일부 국과장급 인사와 새관사 입주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간 거센 설전이 오고간데다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날 설전은 한나라당 소속 김양희(비례) 의원의 5분 자유발언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민지사라는 호칭이 선거용에 불과했음을 폭로하는 두 가지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우선 지난주 첫 인사에서 전임 지사의 인사 및 행정파트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요 간부 2~3명을 전보 발령하면서 모욕감을 주더니 급기야 (그들이) 사표를 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를 겨냥했다.

그는 "공무원이 가진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허용하지 않는 이번 인사로 많은 공무원들이 명예에 상처를 입고 불안해하고 있다"며 "도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감정인사, 보복인사, 정실인사는 공직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눈치보기를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지칭한 인사는 신병치료에 따른 병가로 본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소개됐으나 실제 명예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또 이 지사의 새관사인 아파트 임차 입주문제를 거론하며 "‘도지사 관사 개방’이라는 말은 관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기존 충북지사 관사는 (일반에 개방해) 들어가지 않고 도비로 47평형 고급 신축 아파트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관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졌다.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자당 소속 이시종 지사를 감싸고 나섰다.

민주당 최미애(청주9)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양희 의원이 인사문제를 지적했는데 김 의원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며 “어떤 것을 근거로 한 것이냐. 해당 간부가 고백한 것이냐. 정확한 근거도 없이 공격을 하면 되겠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광수(청주1) 의원도 "5분 자유발언이 집행부와 의회의 불편한 내용으로 흘러 안타깝다. 5분 발언은 의원들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그동안은 도정에 대한 정책제안 등이었다. 검증되지 않은 발언을 함으로써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이광희(민주당·청주5) 의원도 "9대 의회가 본격적인 장도에 오르는 첫날인데 김 의원이 잔칫날 초대받아 와서 상 엎어버리는 것 같아 애처롭고 안쓰럽고 측은하다. 이러는 것 아니다”라고 나무랐다.

이날 설전을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볼썽사나웠다’ 등 비판이 높다. 5분 자유발언 성격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정실인사 등을 거론하며 이 지사 때리기에만 치중한 한나라당 김양희 의원도, 자당 소속 단체장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도 신중치 못했다는 것이다.

정제된 견해를 피력하지 못하고,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자질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초선의원들이 대거 포진되면서 9대 충북도의회에 대해 그간 제기됐던 파행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보다는 당리당략에 얽매인 도의회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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