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변압기 과부하로 충북 청주지역에 전기공급이 끊겨 수백 가구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되는 등 한국전력공사의 전력소비 대응책이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로 정부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내달부터 전국 6개 지역의 전력사용이 많은 사업장은 하루 50분간 기기를 꺼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0년 하반기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하는 등 에너지절약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반면 충북지역 만큼은 정부의 정책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한전 충북본부와 시민들에 따르면 7일 오전 1시 6분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 신라빌라 일대 700여 세대에 변압기 과부하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전기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한여름 밤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던 시민들이 일제히 가동이 중단되면서 한전 서청주지점 등에 사고 원인규명을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했다.

한밤중에 ‘뻥’하고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크게 놀란 신라빌라 49세대 200여 명의 주민들은 잠을 청하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차장으로 뛰쳐나오는 등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났다.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주민들의 술렁임으로 이 일대는 삽시간에 아비규환의 수라장으로 변했다.

게다가 주민들은 한전 긴급복구반의 복구작업이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냉방기구를 가동하지 못한 채 정전은 물론 무더위와 싸워야 했다.

이날 이 지역과 전력 연결선로에 있는 성화동, 가경동 일대에도 잇따라 정전이 발생해 밤새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주민 이 모(45) 씨는 “더위로 인해 가까스로 잠을 청했는데 굉음 소리에 놀라 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온 가족이 집밖으로 뛰쳐나갔다”며 “전력 소비 증가로 한전이 변압기 정비 등 관심을 가져야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데 과부하가 일어날 정도로 전기 수요가 발생하는 데도 뒷짐만 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한전 측은 서청주지점 관내 1만 3000대의 변압기 중 고장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또 한전 자체 원인분석결과 ‘과부하가 아닌 변압기 고장’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과부하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고 은폐의혹까지 일고 있다.

한전 충북본부 관계자는 “냉방수요가 많은 곳을 위주로 과부하감시기를 설치해 문제 발생 시 사전교체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해야 되는 것은 맞지만 평상시 나름대로 관리를 하고 있으며 자체 조사결과 변압기 고장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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