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더운 날 더위를 식힐 곳을 찾기가 힘드네요.”

그동안 은행과 대형마트 등 서비스업종 사업장은 한 여름에 시민들이 더위를 식혀 갈 수 있는 최고의 휴식처였지만 앞으로 이마저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식경제부가 최근 은행, 백화점, 호텔 등 서비스 업종 대표들과 가진 ‘에너지절약 결의대회 및 간담회’에서 권장 냉방온도(26도, 판매시설 및 공항은 25도) 준수와 시간대별 냉방기 가동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달성하겠다는 결의문을 공동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중으로 사업장 100여 곳을 대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권장 온도보다 높은 사업장에 대해 시정조치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사정이 이렇자 충북 도내 금융기관과 대형 유통매장에서도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면서 예전 같지 않은 실내 환경에 시민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6일 낮 청주의 최고기온이 31도를 기록한 가운데 청주 상당구 영동 신한은행 충북본부는 한 여름을 연상케 했다.

습기가 많고 후텁지근한 날씨 탓인지 매장 안의 손님들은 진열돼있는 잡지와 홍보책자를 이용해 연실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이모(24·청주시 우암동) 씨는 "이렇게 습기가 많고 더운 날씨엔 불쾌지수까지 올라가는 것 같다"며 "정부방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더위를 피할 수 있었던 최고의 장소를 빼앗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청주우체국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업장 안에는 큰 글씨로 '정부에너지 절약 10% 절약차원, 실내온도(하절기 28도, 동절기 19)'라고 씌어진 현수막이 내걸려있었다.

청주시 흥덕구 미평동에 위치한 이마트도 자체적인 냉방시스템을 도입해 당일 온도에 따라 적정 온도를 유지해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다.

이 매장은 온도가 가장 높이 올라가는 낮 시간대에는 냉방시스템을 가동하고 비가 오거나 그 이외의 시간에는 실외의 자연바람을 들여오는 송풍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청주 이마트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당일 상황에 맞는 냉방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 운영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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