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조두순과 김수철, 김길태 등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아이들에 대한 안전을 지켜줄만한 보호장치는 너무 허술하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팀이 5일 대전 동구, 중구, 대덕구, 서구 등 강력범죄 다발지역과 인접한 초등학교 6곳의 하굣길 상황을 살펴본 결과 우리 아이들에 대한 안전은 무방비 그 자체였다.
정오 무렵 대전시 대덕구 한 초등학교 정문앞. 저학년 하굣시간이 다가오자 학교 정문 앞은 아이들을 태우러 나온 학원차량과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일대 혼잡을 이뤘다. 정문 앞엔 ‘꿈나무 보안관’이라고 씌여진 어깨띠를 두른 노인 두 명만이 하굣길 학생들을 지켜보고 있을 뿐 경찰 순찰차량이나 경찰관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하굣길 아이들의 안전을 지도 중인 노인에게 “경찰들은 하굣시간 순찰을 하지 않느냐”고 묻자 “순찰을 하긴 하는데 자기들이 짜놓은 시간에 맞춰 하는 것 같다. 아이들의 하굣 시간이 매일 다르다보니 순찰 시간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교문을 빠져나온 상당수 아이들은 학원 교사의 인도에 따라 학원차량에 승차했고 부모가 마중나온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학원에 다니지 않거나 부모가 마중나오지 않은 많은 어린이들은 혼자 걸어서 골목길 안쪽으로 사라졌다. 원룸이 밀집한 좁고 복잡한 골목길로 사라지는 어린이의 뒷모습이 왠지 불안해 보였다.
문제는 아이들의 하굣길 지도에 나서고 있는 대부분 학교의 꿈나무 지킴이와 교사들의 역할은 교문 앞까지가 전부다. 대부분 그늘에 앉아 먼 발치에서 아이들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대덕구 한 초등학교에선 꿈나무 지킴이들이 정문 안쪽 구석진 곳에 평상을 가져다놓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부채질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사회안전을 책임져야할 경찰 측의 하굣길 아동안전 협조도 부실했다. 이날 취재팀이 살펴본 6개 학교 중 4곳에서는 초등 저학년 하굣시간인 오후 12시 30부터 1시 10분까지 40분간 단 한 대의 순찰차량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순찰차량이 다녀간 대전시 중구 학교의 경우에는 정문 앞에 설치된 순찰함에 기록을 남긴 후 3분도 채 되지않아 사라졌고 또 다른 학교는 도로 건너편에 잠시 순찰차량이 멈춰선 뒤 5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서구 한 학교에서는 순찰차량에 승차한 경찰관이 길 건너편에서 학생들을 잠시 지켜봤을뿐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았다.
아이를 데리러 온 한 학부모는 “학교에 고용된 노인들이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털어내기엔 부족한 데다 경찰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와 경찰, 교육 당국에서는 아동 성폭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후약방문식 처방을 내리고 있으나 학교를 마치고 귀가 길에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본보 취재팀이 5일 대전 동구, 중구, 대덕구, 서구 등 강력범죄 다발지역과 인접한 초등학교 6곳의 하굣길 상황을 살펴본 결과 우리 아이들에 대한 안전은 무방비 그 자체였다.
정오 무렵 대전시 대덕구 한 초등학교 정문앞. 저학년 하굣시간이 다가오자 학교 정문 앞은 아이들을 태우러 나온 학원차량과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일대 혼잡을 이뤘다. 정문 앞엔 ‘꿈나무 보안관’이라고 씌여진 어깨띠를 두른 노인 두 명만이 하굣길 학생들을 지켜보고 있을 뿐 경찰 순찰차량이나 경찰관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하굣길 아이들의 안전을 지도 중인 노인에게 “경찰들은 하굣시간 순찰을 하지 않느냐”고 묻자 “순찰을 하긴 하는데 자기들이 짜놓은 시간에 맞춰 하는 것 같다. 아이들의 하굣 시간이 매일 다르다보니 순찰 시간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교문을 빠져나온 상당수 아이들은 학원 교사의 인도에 따라 학원차량에 승차했고 부모가 마중나온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학원에 다니지 않거나 부모가 마중나오지 않은 많은 어린이들은 혼자 걸어서 골목길 안쪽으로 사라졌다. 원룸이 밀집한 좁고 복잡한 골목길로 사라지는 어린이의 뒷모습이 왠지 불안해 보였다.
문제는 아이들의 하굣길 지도에 나서고 있는 대부분 학교의 꿈나무 지킴이와 교사들의 역할은 교문 앞까지가 전부다. 대부분 그늘에 앉아 먼 발치에서 아이들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대덕구 한 초등학교에선 꿈나무 지킴이들이 정문 안쪽 구석진 곳에 평상을 가져다놓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부채질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사회안전을 책임져야할 경찰 측의 하굣길 아동안전 협조도 부실했다. 이날 취재팀이 살펴본 6개 학교 중 4곳에서는 초등 저학년 하굣시간인 오후 12시 30부터 1시 10분까지 40분간 단 한 대의 순찰차량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순찰차량이 다녀간 대전시 중구 학교의 경우에는 정문 앞에 설치된 순찰함에 기록을 남긴 후 3분도 채 되지않아 사라졌고 또 다른 학교는 도로 건너편에 잠시 순찰차량이 멈춰선 뒤 5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서구 한 학교에서는 순찰차량에 승차한 경찰관이 길 건너편에서 학생들을 잠시 지켜봤을뿐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았다.
아이를 데리러 온 한 학부모는 “학교에 고용된 노인들이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털어내기엔 부족한 데다 경찰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와 경찰, 교육 당국에서는 아동 성폭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후약방문식 처방을 내리고 있으나 학교를 마치고 귀가 길에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