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겪었던 KAIST 차기 총장에 서남표 현 총장이 선임됐다.

KAIST는 지난 2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제14대 KAIST 총장으로 현 서 총장을 선임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 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오는 14일부터 제14대 총장 임기를 시작된다.

이번 총장 선임은 선임위 무산과 이사회 연기, 여기에 학내외의 서 총장 연임에 대한 찬반 대립과 교과부의 압력설까지 제기되면서 순탄치 못한 흐름을 보였다.

당초 KAIST는 지난달 7일 차기 총장 선임위를 개최해 후보 5명 중 3명을 선정, 이사회에 넘기려 했지만 선임위원 간의 이견으로 무산됐다.

이어 같은 달 15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마저 후보자를 압축하지 못하면서 지난 2일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선임위가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할 경우 정관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 측과 현행 규정으로도 선임이 가능하다는 이사회 일부 인사 간의 의견 대립까지 전개됐다.

그러나 이 날 이사회에서 총장후보선임위 추천이 불가능한 경우 이사회에서 직접 총장을 선임한다는 정관 상의 근거조항을 마련함에 따라 서 총장 선임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장 선임 과정에서 내우외환을 겪은 KAIST가 이미지 제고와 분위기 개선을 위해 어떤 카드를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 총장은 “과학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국가 추진 프로젝트 이행과 개혁을 통한 대학교육 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KAIST 총창 선임 문제가 서남표 현 총장의 연임을 선택함으로서 일단락됐다.

안정보다는 개혁을 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KAIST는 지금까지의 개혁안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이번 선임 과정에서 학내외 찬반 대립 등 일련의 사태를 겪음에 따라 앞으로는 보다 유연한 개혁이 전개될 전망이다.

서 총장은 지난 2006년 7월 기대 속에 부임한 이래 전과 다른 다양한 개혁 방안을 실행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학부생 100% 영어 강의, 성적부진 학생 등록금 징수제, 인사·예산 전권을 갖는 학과장 중심제, 정년보장 심사강화 등 강도 높은 개혁안은 KAIST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테뉴어 제도의 강화로 지난 4년 동안 정년심사를 받은 카이스트 교수 148명 가운데 24%가 탈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진과 학생들 사이에서 이를 서 총장의 일방통행식 개혁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일각에서는 서 총장의 개혁을 두고 ‘독선’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 총장의 개혁을 지지하거나 찬성했던 교수와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서 총장은 지난 1991년부터 2001년까지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을 역임하면서 교수진의 40%를 새로 임명하고, 교과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혁신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 MIT 기계공학과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서 총장은 KAIST 총장으로 활동한 지난 4년 동안 QS-The Times의 세계대학 평가에서 지난 2006년 198위에 머물던 것을 지난해에는 69위로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또 지난 4년간 외부 기부금이 무려 12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대학 기부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 같은 활동에도 여전히 서 총장의 독선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KAIST 교수협의회는 “KAIST가 세계적 대학으로 발돋움 하기 위한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며 “그러나 KAIST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대다수의 교수들이 원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한곳에 모으는 합리적인 소통”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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