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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오나 공주와 함께 아이들을 낳고 평범한 아빠로 살아가던 슈렉은 따분한 일상에 지친 나머지 혼자 초록색 괴물로 살던 시절을 동경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사기꾼 럼펠이 나타나 “진짜 괴물로 하루를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꾄다. 계약서에 사인한 순간, 슈렉은 전혀 엉뚱한 세상으로 굴러 떨어진다. CJ엔터테인먼트(주) 제공 | ||
슈렉 시리즈의 가장 멋진 작별인사를 바란 제작진이 3D로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네 번째 후속작인 ‘슈렉 포에버’는 평범한 가정의 아빠와 남편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따분함을 느낀 슈렉이 일탈을 꿈꾸면서 시작된다. ‘단 하루라도 자유로워진다면 죽어도 한이 없겠어’ 슈렉은 소리친다.
1편에서 피오나를 만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슈렉은 2편에서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배우고 3편에서는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받아들인다.
외톨이 괴물이었던 슈렉이 가장으로써 의무를 다하기까진 험난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덧 쳇바퀴 돌 듯 제자리걸음인 인생에 반기를 들며 ‘진짜 괴물’이었던 자유로운 시간을 꿈꾼다. 진흙 목욕도 실컷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겁을 주던 그 시절 말이다. 여느 평범한 아빠 못지않게 총각 시절이 그리웠던 것.
이런 슈렉이 악당 럼펠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새로운 하루를 받는 대신 과거의 하루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완전 딴판 겁나먼 세상’으로 떨어진다. 럼펠의 계략에 속아 슈렉은 태어난 날로 돌아가고 모든 과거는 사라진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하루를 살며 슈렉은 럼펠의 마법을 풀고자 고군분투한다.
제작진은 ‘슈렉’의 화려한 막장을 위해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슈렉, 피오나, 동키, 장화신은 고양이를 ‘완전 딴판’으로 뒤바뀐 세상에 떨어뜨려 그들이 변화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
‘만약 슈렉이 피오나를 구하지 않았다면, 동키와 장화신은 고양이를 만나지 않았다면’이란 가정에서 스토리를 확장시켜 나갔다. 전 시리즈 모두 역대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돼 애니메이션 흥행사를 새로 쓴 '슈렉' 시리즈의 마지막 모험담은 기존 시리즈의 재미와 함께 한국의 부채춤 군무, 비보이 등 다양한 볼거리를 더했다.
‘슈렉 포에버’의 레이아웃 총괄을 맡고 있는 전용덕 감독이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오거들의 군무 장면에 한국적인 선이 아름다운 부채춤을 기용한 것. 영화 속 상황에 맞게 부채는 방패로 대체 됐지만, 피리부는 사나이의 연주를 듣고 집단 최면에 걸리는 오거들이 한국의 부채춤을 소화하는 장면은 주목할 만하다. 또 한국의 비보이 댄스팀 T.I.P의 안무도 사용돼 힙합 댄스의 고수로 변신한 마녀들의 댄스 장면도 확인 가능하다.
특히 기존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살짝 비틀고 패러디까지 더해 웃음을 선사한다. 완전 딴판으로 바뀌어버린 세상에서 절친 동키는 슈렉을 미친 괴물 취급하며 줄행랑을 치고, 피오나는 과격한 발차기를 선보이며, 장화신은 고양이는 더 이상 장화가 맞지 않는 귀여운 애완용 고양이가 됐다.
또한 3D 입체 효과는 슈렉이 럼펠의 궁전에서 탈출하기 위해 마법 빗자루에 올라타 마녀들의 호박 폭탄을 피하는 추격신을 돋보였다. 더욱 깊고 넓은 공간의 확보가 가능해지며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로 실감나게 완성된다.
중년 가장이 된 슈렉이 평범한 행복을 뒤늦게 깨닫는다는 교훈적인 메시지가 담긴 조금은 평범해진 내용이지만, 과감한 격투신을 선보이고 캐릭터의 변화를 극대화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종장은 매력적이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