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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여성이 늘고 있다. 골다공증은 별다른 징후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소리없는 도둑'이라는 말까지 있다.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의 강도가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뼈의 질환이다. 최근에는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운동의 부재로 젊은 여성들의 골밀도가 떨어지고 있다. 남성 역시 골다공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 나쁜 습관이 뼈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대전선병원 내분비내과 남수민 과장의 도움말로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본다.
◆골다공증이란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폐경 후 여성의 골밀도는 급격하게 감소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갱년기 여성 3명 중 1명에게 나타나고 있지만, 폐경기에 겪게 되는 일반적인 증상들(발열, 불면증, 우울증 등)과 다르게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돼 더욱 위험하다.
작은 충격으로 골절이 된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뼈는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변하며 1년마다 10%의 뼈가 교체되고 10년이 지나면 우리 몸의 뼈는 모두 새로운 뼈로 교체된다. 20대에서 30대까지 골밀도가 가장 높고 그 이후로는 조금씩 감소하다가 여성의 경우 폐경 첫 5년간 급속도로 골밀도가 약해진다.
◆골다공증 예방은 햇빛을 통한 비타민D를 섭취해야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비타민D를 생성하는 것은 바로 햇빛이다. 피부에 햇빛이 닿으면 햇빛의 자외선이 피부아래 지방을 자극한다. 이때 피하지방의 콜레스테롤은 자외선의 영향을 받아 비타민D로 바뀌게 된다. 피부에서 생성된 비타민D는 혈액을 타고 간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간에서 화학적 구조를 바꿔 호르몬으로 변화한다.
다시 신장으로 이동한 비타민D는 더 완전한 비타민인 활성비타민으로 변해 소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고 신장에서 몸 밖으로 배출되려던 칼슘을 재흡수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비타민D 부족 시 뼈로 가는 칼슘이 부족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았던 폐경기 여성을 조사한 결과 비타민D가 부족할수록 골밀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 극심하면 뼈가 휘어버리는 골연화증(osteomalacia)까지 갈 수 있다. 칼슘섭취를 40%까지 올려주는 비타민D는 피부에서 생성시켜 몸의 기능을 도와주는 또 하나의 호르몬이다.
임산부에게서도 비타민D의 섭취가 중요한데 이것이 부족하면 태아와 산모의 기본건강뿐만 아니라 임신부에게 위험한 임신중독증(Toxemias of pregnancy)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비타민D와 암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 전립선, 유방에 비타민D 수용체가 있는데 이것이 비타민D를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비타민D는 정상세포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암세포에 자연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비타민D가 부족한 남성에서 전립선암의 빈도가 50% 증가하고, 비타민D의 섭취가 많을 경우 대장암의 발병을 낮췄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적정량(800~1000단위)의 비타민D 섭취는 암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높은 위도와 일조량이 적은 캐나다에서는 비타민D 섭취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등푸른 생선 및 유제품, 계란노른자나 버섯 등의 식품에는 비타민D가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양은 극히 소량이며 약 20~30분 정도의 햇빛이면 충분한 비타민D를 체내에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햇빛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태양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경우나 실내에서 햇빛을 쬐는 경우는 비타민D가 만들어질 수 없다.
또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피부조직에서 비타민D의 합성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서는 비타민D 보충제를 통해 충분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보충제나 음식을 통해 너무 과다하게 비타민D를 섭취하면 몸의 칼슘 농도를 높여 고칼슘혈증(Hypercalcemia of malignancy) 등의 부작용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성인의 30%는 비타민D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많게는 90%가 비타민D부족에 노출되어 있어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다.
◆하루 30분 햇빛을 받으며 걸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50세 이상 인구 1만명당 골다공증 환자는 남성이 약 265명, 여성이 1851명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7배 높은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특별한 통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골다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노년기가 되었을 때 고관절, 대퇴골절, 척추압박골절 등 큰 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또 골절로 인한 사망률도 높은데 대퇴골절을 당한 노인의 20~25%는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대퇴골절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골다공증은 지금보다 10년 후 더욱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칼슘섭취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실외에서 하는 걷기, 조깅과 같은 운동을 하면 햇빛을 받아야만 생성되는 비타민D가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뼈를 더욱 튼튼히 할 수 있다. 하루 30분 정도 햇빛을 받으며 조깅을 하면 충분한 비타민D가 생성될 수 있다.
한편 성인의 1일 칼슘 권장량은 800~1000㎎이며, 폐경기 여성은 500㎎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 용량을 채우려면 식품으로는 우유2잔(칼슘400㎎)과 멸치 반 접시(400㎎),시금치 반단(200㎎) 종합비타민제 1알(200㎎) 치즈3장(300㎎)에 해당하는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