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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2 금융위기설에 지방경제 '황폐화'
'9월 위기설'이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트리는 등 경제위기 의식이 팽배해지자 정부가 내우외환의 총체적 위기에 처한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국경제를 짓누르는 물가급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유동성 우려, 신용경색, 환율불안 등의 충격이 수도권보다 지방이 훨씬 커 지방경제가 위기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제 앞날을 말해주는 각종 지표는 우울하기 짝이 없다.

물가, 고용, 소비, 설비투자 등 모두 빨간불 투성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최근의 대전·충남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대다수 업종에서 수익성이 약화되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운수업, 음식·숙박업 가릴 것 없이 모두 업황이 불황의 늪에 놓여 있다.

특히 건설 분야는 자재가격 상승과 미분양 증가, 공공 부문 발주물량 감소 등 3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2분기 지역 취업자수 증가폭은 오히려 1분기보다 9000명이나 줄었고, 비경제인구는 3만 8000명이나 늘었다.

소비자물가는 대전·충남 모두 전분기보다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

2분기 중 소비자물가는 대전 5.2%, 충남 5.2%로 각각 전분기보다 1.5%포인트, 1.2%포인트씩 올랐다.

이는 1분기 물가상승분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은행 대출창구도 담보력이 떨어지는 지방 중소기업에게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지방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최악의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대출 적정액을 모두 채워 하반기에는 사실상 대출이 어렵다"며 "대전지역 다른 은행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고 전했다.

채권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회사채 발행도 지방기업들에게 여의치 않다.

회사채 금리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우량 회사채로 꼽히는 AA- 회사채 금리는 7.55%로 지난 2001년 5월 이후 7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BBB- 회사채 금리도 10.48%로 지난 200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가산금리가 높아져 이자비용이 부담스런 상황에서 지방 기업들에게 회사채 발행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OEM방식으로 제조와 유통을 분리한 업체들의 경우 제조업체에 한해 지원되는 각종 정책자금에서 소외받고 있어 자금 사정은 이미 적신호를 켰다.

규모가 영세한 제조업체들도 추석을 앞두고 금융권을 통한 추가 자금유입이 늦어지면서 부도의 공포에 헤어나지 못하고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금융권의 대출제한이 커지고 심지어 자금회수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버틸 힘도 여력도 없는 상황에서 추석이 두렵기만 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는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지방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줄을 이어 흔들리는 지역민들의 삶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방이 총체적인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하자 정부가 '선 수도권 육성·후 지방발전'이란 경제정책기조에서 과감히 벗어나 맞춤형 지방경제살리기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전상의와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안정에 힘을 쏟고 있으나 지역민의 경제심리는 갈수록 냉각되고 있다"며 "수도권 일부에만 약발이 먹히는 경제정책이 아닌 지방의 경제체질을 바꿀 수 있는 경제살리기 정책이 절실한 때"라고 촉구했다.

 박길수·이재형 기자  blu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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