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모 중학교에 재학중인 A(15) 군은 최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A 군의 부모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4일 학교에 근무 중인 경찰 출신 배움터지킴이로부터 청소용 집게로 20여 분 간 손과 등에 폭행을 당한 데 이어 치료과정에서 협박까지 받았다.

머리가 길고 행동이 불량하다는 게 이유였다.

A군이 손가락에 입은 칼에 베인 것 같은 상처는 사건 발생 열 흘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고 있다.

A 군의 부모는 “월남전에서 사람도 여러 명 죽여 봤다면서 부모한테 말하지 말라고 협박을 했다고 한다”며 “여러 학생들이 비슷하게 심한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폭력예방을 하러 온 사람이 교내에서 이런 폭력을 행사할 수 있냐”고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배움터지킴이가 교내에서 학생지도를 이유로 학생에게 폭행 등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폭력 예방 차원에서 배정된 배움터지킴이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것에 학부모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상황이다.

뚜렷한 검증절차가 없는 배움터지킴이의 선발 과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전·충남 일선 초·중·고교에는 총 456명의 배움터지킴이가 활동하고 있다.

배움터지킴이는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위해 자신의 전문성으로 학교현장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들로 주로 전직 경찰관, 교사, 군인 등이 선발된다.

이들은 월 65만 원 정도의 근로비를 받고 교내 순찰, 등·하교 안전지도, 흡연 및 음주단속, 학교폭력 선도활동 등을 수행하게 된다.

선발과정은 학교장 자율로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많은 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가 학교폭력 감소에 일정 정도 기여를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며 “일부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론 학교현장에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배움터지킴이 사업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학생선도 역할을 담당할 전문가를 뽑는 사업인데 보다 체계적인 검증절차와 관리체제가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허술한 제도는 언제든 A 군의 경우와 같은 사건을 재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 군의 경우 사건이 일어난 후에도 교육청 등 관계기관은 “학교장의 재량”이라며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배움터지킴이는 현재 학교의 지시로 출근하지 않고 있지만 학교 관계자는 “각서를 받았고 반성도 하고 있어 추가적인 문제가 없으면 2학기 때도 채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교육관계자는 “무조건 학교장 재량으로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 제도에 대한 검증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작은 부주의가 언제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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