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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대표적 장기 미집행 공원인 월평공원을 민간특례사업으로 추진할지를 논의할 시민참여단이 지난 8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마련된 1차 숙의 토론회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속보>= 대전 월평공원 등 장기미집행공원 보호 방안을 둘러싼 찬반 대립의 핵심은 대상지 매입 비용이다. <10일자 1·3면 보도>

민간특례사업을 통해 월평공원(갈마지구)을 비롯한 장기미집행공원의 계획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대전시와 찬성 측은 공원 내 개인사유지 매입비용으로 2조원을 전망하고 있는 반면, 반대 측은 4100여억원이면 매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시에 따르면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해제가 예정된 곳은 공원 26개소(1440만㎡)와 녹지 16개소(44만㎡) 등 총 42개소 약 1484만㎡ 규모다. 이중 국유지와 시유지를 제외한 개인사유지는 전체 면적의 약 56%에 해당하는 830만㎡에 이른다. 시가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도시공원 일몰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난개발을 사전 차단키 위해서는 결국 이들 개인사유지를 모두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장기미집행공원·녹지의 개인사유지 매입을 두고 시·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면서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반대측 ‘4100억원’이면 된다= 민간특례사업 반대 측이 주장하고 있는 ‘4100억원’의 근거는 시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대전 공원녹지기본계획 변경 본보고서’다. 시는 이 보고서에서 공시지가 두배 기준으로 4168억원이면 대상지 내 개인사유지를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가 이미 녹지기금으로 1650억원을 모아둔 만큼, 시급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매입해 나간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반대 측의 입장이다.

양흥모 대전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시가 세운 공원녹지기본계획 변경안에는 공원 내 개인사유지 매입에 4168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돼 있다”며 “월평공원과 같이 시급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매입해 나간다면 일몰제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시·찬성 측 ‘2조 원’ 필요 = 시는 반대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단순 계산’에 따른 오류에 불과하다는 밝히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반대 측이 근거자료로 제시하는 공원녹지기본계획 변경 보고서는 매 5년마다 작성하는 것으로 애초에는 2015년에 작성됐어야 했지만, 일정이 늦어져 지난해에 완성됐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국 공원녹지기본계획에 있는 4100여억원은 4년 전인 2014년 당시 공시지가의 두배를 적용해 단순 계산한 금액”이라며 “4년간 토지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실제 보상에 들어가면 공시지가 두배 가격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가 올해 상반기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가감정평가를 근거로 전망한 매입비용은 공원 내 개인사유지 1조 2000억원과 녹지 내 개인사유지 8000억원 등 총 2조원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공원 매입 예산으로 1650억원이 확보돼 있고 앞으로도 매년 추가 확보할 계획이지만, 장기미집행공원과 녹지를 전부 매입하는 것은 대전시 재정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월평공원 갈마지구 등 민간특례사업은 일몰제를 앞둔 시점에서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특례사업은 사업 제안자가 공원 부지 전체를 매입한 뒤 그 중 30% 이내를 아파트나 상업지구로 개발하고, 거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나머지 70% 이상을 도시공원으로 꾸며 지자체에 기부체납하는 방식이다. 일몰제 해제에 따른 난개발을 막고 지자체의 예산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도시공원까지 조성할 수 있다는 게 시와 민간특례사업 찬성 측의 입장이다. 시는 월평공원 갈마지구의 경우 비공원화 시설을 23%까지 낮추고, 도시공원 비율은 77%로 높였다.

공론화 과정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월평공원이 어느 순간부터 자연 보존과 개발이라는 프레임이 갇혀버렸다”라며 “자연을 파괴하고 아파트를 짓자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젠 시간이 없다. 감정적인 주장이 아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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