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데려온 ‘人의 장막’ 최소 40~50명 
경선때 사표 쓰고 캠프간 인사 패배후 재임용 ‘당당하게’ 근무
"안희정 측근들 실업대책 기구냐는 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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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선출직 단체장들의 측근 인사 채용 문제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피해자인 김지은 씨 역시 안 전 지사가 외부에서 지방별정직 6급으로 데려온 인물이었다. 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반복적인 성폭행을 당하면서도 외부에 알리지 못한 원인 중 하나도 김 씨가 안 전 지사와 측근이 둘러싼 '인(人)의 장막'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책적·정치적 판단에 따라 일부 비서진 등의 경우 측근들을 고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안 전 지사의 측근 기용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그동안 받아왔다. 도청의 한 공무원은 “안 전 지사가 충남도정을 맡았던 7년여 동안 전문가 영입 등의 각종 이유로 도청으로 들어온 측근만 최소 40~50여명에 달할 것”이라며 “도 산하 기관까지 합치면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측근들에게 충남도청은 도민을 위해 도정을 펼치는 공간이 아니라, '큰 꿈'이 이뤄질 때까지 호구지책을 해결하는 장소에 불과했다.

안 전 지사의 측근들이 도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2월 안 전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본격 뛰어들자 당시 도청에서 근무하던 몇 명의 직원들도 동시에 사표를 냈다. 별정직으로 근무하던 안 전 지사의 측근들로,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했던 것이다. 이후 경선에서 패한 안 전 지사는 다시 도청으로 복귀했고, 퇴직했던 인사들의 상당수도 재임용이라는 절차를 통해 '당당하게' 도청에서 다시 근무를 시작했다. 충남도공무원노조는 당시 성명 등을 통해 "도청 내부에서는 충남도가 (안 전 지사 측근들의)실업대책 기구냐는 말도 나온다"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것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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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도청의 5급 공무원은 "측근 기용을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예정된 공무원 인사를 흔들어 버리는 일도 있었다"라며 "수십년을 근무해도 오를 수 없는 자리를 측근들이 하루아침에 차지하는 것을 볼 때 허탈한 감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전 지사 최측근이었던 신 모 씨는 2010년 비서(7급)로 도청에 들어와 6년만인 2016년 비서실장(서기관·4급) 자리를 꿰찼다. 9급 공무원이 서기관으로 승진하려면 30여년이 걸리고, 그나마 하늘에 별 따기이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개인 홍보를 위해 도청 조직을 마음대로 활용했다. 측근들이 장악했던 미디어센터는 안 전 지사 전용 홍보창구 역할을 했고, 안 전 지사가 참석하는 행사나 현장에는 수행과 촬영팀 등만 10여명 이상이 움직였다. 실제로 행사장 마다 도정기록을 위한 영상팀 이외에 안 전 지사만 별도로 촬영하는 팀과 기록 담당 직원이 늘 따라다녔다.

안 전 지사 측근들의 힘은 직급이나 근무지와 상관없이 막강했다. 도청의 한 고위직 공무원은 “일반적으로 도지사와 간부공무원들은 업무보고나 지시를 받기 위해 수시로 만나거나 통화를 하지만 안 전 지사는 달랐다”라며 “비서진에게 먼저 허락을 맡아야만 안 전 지사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역시도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태신 충남도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능력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측근들을 데려와 도청 조직과의 불협화음과 파행이 많았다”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안 전 지사가 퇴임했지만, 현재도 일부 산하 기관의 기관장을 측근들이 차지하고 있다”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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