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로호 발사체 준비단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나로우주센터 발사장 지하에는 숨겨진 건물이 있다. 흔히 지상에 보이는 겉모습만 보면 ‘나로호’의 발사대는 단순히 발사체를 세우고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는 발사대의 많고 복잡한 기능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발사대의 지하에는 ‘발사동’이라 불리는 지하 3층의 공간이 숨어있고, 그 옆에는 지하로 연결된 ‘중앙공용동’이라는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이 커다란 건물의 안팎에는 발사를 위한 각종 설비가 설치된 단순한 장비가 아닌 대형 복합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발사대’를 ‘발사대시스템’으로 부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성공적인 로켓 발사를 위한 ‘발사대시스템’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우선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발사체의 수송 및 발사패드 위로 직립, 그리고 발사 직전까지 발사체를 세운 상태로 안전하게 지지하는 등 발사체를 기계적으로 운용하는 ‘지상기계설비’가 있다.

연료·산화제 및 압축가스를 발사체에서 요구하는 적절한 조건에 맞게 저장·공급하며 발사 취소 시 발사체로부터 연료·산화제 등을 안전하게 배출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추진제 공급설비’도 발사대 지하에 자리잡고 있다. 또 발사준비와 운용 시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제 공급설비를 비롯한 발사체의 주요 시스템들을 감시하며 발사 전 점검 및 발사 운용을 총괄하는 ‘발사관제설비’까지 발사대 지하에는 이같은 주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발사체로부터 분사되는 고온 고압의 연소가스로부터 지상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초당 900ℓ에 이르는 대량의 냉각수를 분사하는 ‘화염유도로 냉각시스템’ 등 나로호 발사에 필요한 모든 설비가 갖춰져 있다.

그렇다면 발사동과 중앙공용동이 발사대 지하에 위치한 까닭은 무엇일까? ‘나로호’ 1차 발사 사진을 자세히 보면 ‘나로호’ 이륙 시 거대한 화염이 분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염은 매우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사대 주변 설비들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 발사장에서는 발사대 주변에는 발사체를 받쳐주는 구조물만 두고 나머지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위치하게 된다. ‘나로호’를 위한 발사장의 경우는 한정된 공간으로 충분한 거리를 띄울 수 없다보니 지상에 있는 설비 및 구조물들을 모두 지하로 옮기고,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로 방호 설계를 갖췄다.

이는 발사 시 발생하는 화염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고, 만일의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하는 설계 의도의 반영이다. 또 ‘나로호’를 위한 발사대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SEA-LAUNC H’라는 획기적인 개념의 발사대의 설계 개념을 채용했다.

‘SEA-LAUNCH’는 유조선을 개조한 해상 발사대이므로 필요한 설비들이 모두 격벽화된 선실 형태로 수납되고, 노출된 것은 발사체 기립 및 지지를 위한 구조물 뿐이다. 이같은 설계 개념이 ‘콤팩트한 발사대’라는 우리의 요구조건과 맞아 떨어져 ‘나로호’ 발사대에 적용, 발사동의 주요 설비들이 지하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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