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도의원들이 도정의 변화와 지역 발전을 위해 주장하는 5분 발언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의원들이 정례회나 임시회 때 5분 발언대에 올라 열변을 토해도 정작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 도 관계자들의 대응이 무디기만 한 탓이다.

24일 충남도의회 후반기 5분 발언 추진상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12월 말까지 의원들은 총 21건의 도정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현재 이를 시정하거나 개선한 사례는 9건(42%)에 불과하다. 향후 개선 예정이거나 추진 중인 것이 12건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의원들 의중처럼 바뀔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실제 윤미숙 의원(천안2)이 지난해 8월 제256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천안시 광덕면 지방도 629호는 ‘S’자 도로여서 5명이 목숨을 잃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당초 설계대로 양계장을 매입하는 방안과 우회도로 개설 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도는 ‘S’자형 도로를 폐쇄하고 우회 노선을 지정하면 ‘ㄱ’자형 불완전 도로 발생으로 더 큰 위험성이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장기적으로 양계장을 매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양계장 측과 협상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시세보다 높게 매입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7일 열린 제257회 임시회에서는 고남종 의원(예산1)이 예산·홍성 공동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시 말해 내포신도시 출범에 따라 예산, 홍성의 원도심과 주변지역 인구 유출에 따른 대안을 제시해 달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도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30년까지 홍성, 예산, 서산, 당진 등을 포함, 대중국을 겨냥한 중핵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고작이다. 이밖에 조이환 의원(서천2)이 해수유통을 위한 서천군 내에 배수갑문 설치를 요구했고, 이기철 의원(아산1)은 아산시 종합병원 유치 등을 건의했다. 이처럼 의원들의 요구에 도 측이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5분 발언이 불만 토로의 장으로 변질하고 있는 탓도 있다. 대부분 의원들이 5분 발언 취지와 다르게 평소 도정과 도지사에게 가진 불만을 제기하거나, 발언이 산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의원들 개인별로 연설 기법을 연구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A 도의원은 “5분 발언의 취지는 도정의 변화를 통해 도민들이 더욱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의원들이 취지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올해에는 공부하는 의정상을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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