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갖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방문하는 등 외부 일정에 나섰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차기 정부 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 및 총리·장관 인선과 관련해 여당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적선동의 한 음식점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당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및 국회 새누리당 측 상임위원장단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차기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국민에게 약속한 것들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잘 해 달라”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전했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신임 총리와 장관 인선에 대해서 “인사청문회가 있으니 (여당에서) 협조를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이 끝난 뒤 박 당선인은 서울 삼청동 인수위를 방문해 ‘사랑의 열매’ 전달식에 참석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에게 “모금을 통해 따뜻한 국민의 마음이 함께 전달되고 사랑의 열매 배지가 따뜻한 마음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일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인수위 방문은 지난 6일 오후 인수위 현판식 참석, 7일 오전 인수위 전체회의 주재 이후 세 번째다. 이날 박 후보의 공개 행보는 지난 16일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을 접견한 지 1주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박 당선인은 그동안 외부 일정을 최소화한 채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국무총리 인선을 비롯한 차기 정부 조각에 골몰했다.

박 당선인 측은 “최근 (박 후보가) 가장 신경을 쓰는 일은 눈앞에 닥친 총리와 장관 인선 작업”이라고 설명해 왔다. 결국 이날 박 당선인이 ‘은둔’을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인선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인선 내용이나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방문 직후 총리 인선 발표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며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도 “(오찬에서) 인사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동흡 헌법재판소 후보자에 대한 발언 역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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